욕망의 빌라에 깃든 저주, 동서양 오컬트로 확장
핵심 요약
최상류층 빌라 프린츠하우스에 세입자 ‘너’가 들어오며 선우의 일상이 무너진다. ‘너’의 실체인 고독과 빌라에 숨겨진 장치들이 초자연적 공포를 형성한다. 무속과 가톨릭, 인간의 탐욕을 결합한 동서양 오컬트 호러가 펼쳐진다.
강지영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프린츠하우스’가 북다에서 출간됐다. 320쪽 분량에 가격은 1만7000원이다. 작품은 유럽 영주의 성을 본떠 지은 최상류층 빌라를 무대로, 부모를 사고로 잃고 4층의 364㎡ 규모 집에서 홀로 지내는 선우가 세입자 ‘너’를 들인 뒤 벌어지는 균열과 공포를 그린다.
프린츠하우스 출입구에는 잘생긴 청년과 섬뜩한 노인의 형상을 새긴 부조물이 놓여 있고, 선우의 집에는 비상용 공간인 패닉룸이 있다. 이전 집주인의 딸인 ‘너’는 벽지 안에서 부적을 찾아낸 뒤 십자가와 묵주, 성모상 등 가톨릭 성물을 탁자에 늘어놓는다. 선우가 그의 가족사를 듣고 돌아온 날, 집 안은 성물이 깨진 채 난장판으로 변해 있다.
선우는 가까운 형인 무당 한신을 통해 ‘너’가 고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독은 독을 지닌 생물들을 한곳에 넣어 싸우게 한 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존재로 강한 저주를 일으키는 영적 무기다. 원한이 응축된 최종 단계에서는 원래 모습을 잃고 무엇으로든 변할 수 있으며, 프린츠하우스가 그 힘의 본거지로 제시된다.
소설은 고독을 탐욕의 상징인 마몬으로 확장하고, 무속의 부적을 라틴어 구마경과 연결한다. 한국식으로 읽으면 부정한 뜻이 되는 이름을 지닌 구마사제 이사악도 등장해 무속과 가톨릭의 세계를 교차시킨다. 패닉룸의 용도와 ‘너’·한신의 본체, 거주자들의 역할, 두 조각상의 의미가 차례로 맞물리며 성욕과 지배욕, 돈과 계급을 향한 권력욕이 공포의 근원으로 드러난다. 이 책은 북다의 오컬트 호러 ‘앙스트’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