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 6조엔 끌어들인 일본, 반도체 생산망 복원
핵심 요약
일본 내 외국 자본 참여 반도체 투자가 2021년 이후 6조엔으로 늘었다. TSMC·소니·마이크론 등의 투자로 로직과 메모리, 이미지센서 생산망이 확대된다. 한국·미국보다 작은 투자 규모와 취약한 설계·수요 기반은 향후 과제로 남았다.
일본이 대규모 정부 보조금을 앞세워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생산시설을 유치하면서 2021년 이후 외국 자본이 참여한 자국 내 주요 투자액이 6조엔, 약 53조2800억원으로 확대됐다. 대만 TSMC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을 중심으로 로직과 메모리, 이미지센서 생산 기반을 동시에 넓혀 반도체 산업을 재건하려는 구상이다.
소니그룹은 TSMC와 차세대 이미지센서 합작회사를 세우고 각각 4650억엔과 2820억엔을 출자한다. 정부 지원을 포함한 전체 사업비는 1조엔 규모로, 구마모토현 고시시에 생산라인을 마련해 2029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대 진도 7의 강진 이후 TSMC는 이달 3일까지 생산을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고 소니도 4일부터 조업을 다시 시작했다. TSMC의 구마모토 제1·2공장 투자액은 3조엔을 넘는다.
마이크론은 히로시마에 AI 데이터센터용 첨단 D램 생산시설을 짓는 데 1조5000억엔을 투입하고, 타워세미컨덕터는 도야마현 등에 6000억엔을 투자한다. 일본 기업 가운데 키옥시아는 낸드플래시 설비 확충에 나섰으며 라피더스는 홋카이도에서 내년 하반기 2나노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 1980년대 후반 세계 제조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일본의 점유율은 투자 경쟁에서 밀리며 2010년대 10% 안팎까지 낮아졌다.
일본의 6조엔 투자는 한국과 미국에서 추진되는 사업보다 규모가 작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한국에 공장 4곳을 신설하기 위해 총 8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TSMC의 미국 투자액은 2650억달러로 일본의 약 9배다.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도 약 400억달러에 이른다. 제조시설 확충 이후에는 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처럼 반도체를 대규모로 구매하거나 직접 설계할 수요 기업을 함께 육성하는 일이 일본 산업 집적의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