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중증환자 품은 K의료, 제도 확장 시급
핵심 요약
한국의 고난도 의료가 외국인 중증 환자의 생명을 살리며 경제적·홍보 효과를 내고 있다. 코로나19와 전쟁, 의정 갈등, 환자 상한선 등이 외국인 환자 유치 확대를 제약하고 있다. 내년 5월 의료 해외진출법 개정안 시행으로 원격 진료와 전주기 관리의 길이 열린다.
한국의 고난도 의료 서비스를 찾아오는 외국인 중증 환자들이 치료 성과와 함께 상당한 경제적·홍보 효과를 만들고 있다. 유럽의 한 심장외과 의사는 부친의 간 이식을 위해 서울아산병원을 선택했고, 정확한 병명조차 알지 못한 채 입국한 카자흐스탄 소아암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완치 판정을 받고 귀국했다.
중증 환자는 수개월 동안 국내에 머물며 치료받고 가족도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치료비와 체류비 등으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지출한다. 병원 적자 보전과 외화 수입에 기여할 뿐 아니라 생명을 되찾은 환자와 가족의 경험이 한국 의료의 역량을 해외에 알리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K메디컬의 성장세는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못했다. 장기화한 두 전쟁에 의정 갈등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환자 사이에는 한국에서 제때 치료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졌다. 국내 대형 병원의 긴 진료 대기와 외국인 환자 유치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우려한 병원들은 홍보에 소극적이며, 정부가 정한 외국인 환자 상한선도 확대를 제약하고 있다. 줄기세포 시술을 위해 일본으로 나가면서 발생하는 국부 유출 규모는 연간 약 1조원에 이른다.
내년 5월 시행되는 의료 해외진출법 개정안은 정체된 흐름을 바꿀 계기로 꼽힌다. 개정안은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 진료와 처방이 가능하도록 길을 여는 내용을 담았다. 제도가 시행되면 단발성 외래 진료나 수술에 머물렀던 서비스를 입국 전 상담에서 국내 치료, 귀국 후 경과 관찰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관리로 확장할 수 있다. 향후 성과는 환자 유치를 뒷받침할 정책과 관련 규제 정비가 얼마나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지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