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정책, 취업·정착 경로 설계가 관건
핵심 요약
외국인 유학생의 양적 확대를 넘어 학업·취업·정착을 연결하는 정책 설계가 요구됐다. 미신고 노동과 소득 역전 구조가 합법 취업의 유인을 낮추는 문제로 확인됐다. 한국어 능력과 역량을 검증해 우수 인재의 정주 경로를 선별적으로 열어야 한다는 진단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해 외국인 유학생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학업부터 취업과 지역 정착까지 연결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민정책연구원은 7일 고등교육·노동시장·지역사회 등 세 영역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내놓고, 무분별한 입학 확대를 피하는 한편 한국어 능력을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외국인 비중은 박사과정에서 17%를 넘겨 모든 학위과정 가운데 가장 높았고, 이 과정의 중국 국적 학생은 10명 중 8명 이상이었다. 학사과정에서는 중국 학생 비중이 감소한 반면 베트남 학생이 27.2%까지 늘었다. 대학이 재정 확보를 위해 입학 기준을 낮추면 교육의 질과 행정 부담이 함께 악화할 수 있으며, 내국인 학생들도 학업 역량이 부족한 유학생 선발의 공정성과 관리 부실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노동시장에서는 유학생이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생계형 저숙련 일자리에 머무는 문제가 확인됐다. 2023년 근로 경험이 있는 유학생 가운데 41.9%는 신고 없이 일했고, 아르바이트를 고를 때 전공 연관성을 고려한 비율은 2.4%에 불과했다. 비공식 장시간 노동으로 얻는 월 250만∼300만원이 졸업 후 합법 취업 초기의 세후 월 170만∼180만원보다 많아, 합법적인 취업과 정착을 선택할 유인이 약해질 수 있는 소득 역전 구조도 드러났다.
서울 동북권과 부산 남구, 경북 경산시, 강원도 등 유학생 밀집 지역에서는 원룸 공실 감소와 대학가 상권 유지라는 경제적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생활권과 상권이 분리되고 언어·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갈등 우려도 공존해 지역사회 통합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 국내 기업은 원활한 한국어 소통을 전제로 비수도권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국내 대학을 졸업한 유학생 채용을 선호했다. 정책의 초점도 모든 유학생의 정착이 아니라, 검증된 언어 능력과 역량을 갖춘 인재에게 합법적인 취업·정주 경로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옮겨야 한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