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반도체 투자 6조엔…일본, 생산 기반 재건
핵심 요약
2021년 이후 일본에 유입된 외국 반도체 기업의 투자 규모가 6조엔에 달했다. TSMC와 마이크론, 타워세미컨덕터가 일본 내 생산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과 미국과의 투자 격차를 좁히면서 설계 기업과 국내 수요처도 육성해야 한다.
일본의 보조금 지원을 바탕으로 2021년 이후 대만 TSMC 등 외국 반도체 기업이 일본에 투입했거나 투입할 자금이 6조엔, 약 53조3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과거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다 경쟁력을 잃은 일본은 해외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여 생산 기반을 다시 구축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TSMC는 11일 소니그룹과 함께 구마모토현에서 이미지 센서를 양산하기 위한 7천470억엔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식화했다. 앞서 추진한 구마모토 1·2공장 투자액도 3조엔을 웃돈다. 미국 마이크론은 히로시마 공장에 1조5천억엔을 들여 최첨단 D램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이스라엘 타워세미컨덕터는 도야마현 등에 6천억엔을 투자한다.
일본은 NEC와 히타치제작소, 도시바 등을 앞세워 1980년대 후반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1990년대 버블 경제 붕괴 이후 한국과 대만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2010년대 점유율이 10%대로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외자 유치와 동시에 키옥시아의 낸드플래시 설비 증설과 라피더스의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추진하며 산업 생태계 복원에 나섰다.
투자 규모만 놓고 보면 일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800조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는 한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 거대 정보기술 기업의 수요를 기반으로 대규모 외자를 흡수하는 미국과 비교해도 열세가 뚜렷하다. 일본 반도체 산업이 생산 기반 재건을 넘어 경쟁력을 지속하려면 제조시설 유치뿐 아니라 반도체 설계 기업과 자국 내 수요처를 함께 육성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