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일부, 대북 구상 조율…정책 주도권 신경전
핵심 요약
외교부가 통일부와의 대북정책 갈등을 수습하며 부처 간 원팀 추진 방침을 밝혔다. 4자 대화와 페이스메이커 플러스 등 통일부 구상에 외교부는 현실성과 대미 조율 부담을 제기했다. 대통령의 신중론 주문과 두 장관의 공개 발언이 대북정책 주도권 신경전을 다시 드러냈다.
외교부는 6일 긴급 브리핑을 열어 전날 대통령 업무보고 뒤 불거진 통일부와의 대북정책 주도권 갈등을 수습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두 부처가 최소 월 1회 협의하고 수시로 소통한다며, 일부 견해차는 자연스럽지만 통일부가 제시한 사안도 조율을 거쳐 원팀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의 공통 목표는 ‘한반도 평화공존 체제’라고 설명했다.
갈등은 조현 외교부 장관이 통일부 업무보고의 비중을 낮춰 봐 달라는 취지로 “디스카운트”를 언급하면서 표면화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6일 출근길에 “이상이 있어야 현실을 바꾼다”고 맞받았다. 통일부는 4자 대화와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플러스’를 추진하고, 러시아·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동방경제포럼 참석도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외교부는 이들 구상을 사전에 알고 부처 간 조율을 진행해 왔다. 다만 북미 양자대화에도 진입하지 못한 상태에서 3자·4자·6자 대화를 거론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을 폈다. 한국의 역할을 더 부각하는 구상은 미국이 주목받도록 하던 기존 방향과 다르다는 의문을 낳을 수 있고, 다자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문제 해결을 자신의 성과로 내세우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정 장관의 북한 국호 ‘조선’ 호명 등 통일부 움직임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지난해 12월 통일부에 남북 적대 완화와 신뢰 형성의 역할을 강조했던 태도와 온도 차가 드러난 대목이다. 당시 조 장관도 통일부 구상을 이상적으로 평가하면서 외교로 현실화하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소신을 더 분명히 드러냈다. 지난해 12월에도 외교부가 미국 국무부와 대북정책 공조를 협의하자 통일부가 협의 주체를 문제 삼아 불참하고, 같은 날 별도의 대북정책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