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일 수장, 대북 대화 구상 놓고 온도차
핵심 요약
조현 외교부 장관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대북 구상을 이상주의적이며 현실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4자 대화와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는 관계 부처 간 조율이나 NSC 합의를 마친 방안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북한 호칭 변경 제안에 신중론을 펴면서 대북 정책을 둘러싼 부처 간 온도차가 드러났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 공존 발전 구상’을 이상주의적 접근으로 규정하며 현실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조 장관은 외교·안보 분야 대통령 업무보고 뒤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통일부의 계획이 실현되면 좋겠지만, 현실주의를 중시하는 외교부의 시각에서는 추진이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장관은 통일부가 남북한과 미국·중국이 참여하는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아직 관계 부처 사이에 충분히 조율되지 않은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6자·4자·3자 회담이 있었고 3자 회담도 참여국 구성에 따라 달랐다는 점을 들며, 현재는 구체적인 대화 틀을 논의할 단계에 이르지 않았으므로 정 장관의 구상을 현실보다 낮춰 평가해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통일부가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제시한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조 장관은 해당 문구가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토론을 거쳐 합의·결정된 표현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12월 업무보고에서는 통일부 구상이 실현되면 좋겠다는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구상의 현실성과 조율 여부를 직접 거론하며 비판 강도를 높였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오전 업무보고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표현하지 말고 정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조선’으로 부르자는 정 장관의 제안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용어나 표현 하나가 정쟁의 빌미가 되면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외교부와 통일부는 지난해 한미 외교 당국의 대북 정책 정례 협의 가동을 둘러싸고도 주도권 경쟁을 드러낸 바 있어, 이번 발언으로 두 부처의 정책적 온도차가 다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