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생명체의 흔적에서 울돌목까지, 해남 영화길
핵심 요약
해남 남창마을이 영화 ‘호프’의 촬영 흔적을 체험하는 거리로 조성됐다. 인근 울돌목에서는 명량대첩 현장과 케이블카, 이순신 동상을 함께 만날 수 있다. 땅끝마을과 치유의숲, 지역 음식을 연계한 기차여행 상품도 운영된다.
전남 해남군 북평면 남창마을이 나홍진 감독의 SF 액션 스릴러 ‘호프’를 체험하는 영화 거리로 탈바꿈했다. 비무장지대 인근의 가상 공간 호포항을 무대로 삼은 이 작품은 초반부 대부분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별도 세트 대신 실제 마을을 1970~80년대 풍경으로 바꿨으며, 개봉 후에는 외계 생명체 바미기르의 거대한 발자국을 따라 주요 공간을 둘러볼 수 있도록 꾸몄다.
거리에는 대형 포스터와 함께 극 중 황정민과 정호연이 운전한 스텔라를 재현한 차량이 전시돼 있다. 실제 촬영 차량은 아니지만 지역 수집가의 소장품을 영화 속 모습으로 복원했다. 분홍색 외벽의 호포파출소는 촬영 소품과 배우들의 핸드프린팅으로 내부를 채웠다. 오발 사고 장면의 금복정육점식당에는 총탄 흔적과 무너진 벽이 보존돼 촬영 당시 분위기를 전한다.
남창이라는 지명은 조선시대 세곡과 물자를 보관하던 창고에서 비롯됐다. 물자가 오가던 중심지였던 흔적은 일반 농촌보다 넓은 골목에 남아 있다. 인근 달량진성은 1555년 을묘왜변의 상처를 간직했고, 해안산책로의 해월루는 제주를 오가던 사신이 바람과 물때를 기다리던 누각이자 수군 거점이었다. 마을에서 차로 30~40분 떨어진 울돌목은 1597년 명량대첩의 현장이다.
2020년 운행을 시작한 1㎞ 남짓의 명량해상케이블카는 옛 전라우수영 터와 진도 망금산 정상을 잇고, 스카이워크에서는 거센 급류를 가까이 볼 수 있다. 우수영관광지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고뇌하는 이순신’ 동상도 서 있다. 남쪽 땅끝마을은 남파랑길과 서해랑길이 만나는 지점이다. 코레일관광개발과 해남군은 남창마을·울돌목·땅끝마을에 흑석산 치유의숲과 닭 코스 요리를 더한 서울·부산 출발 기차여행 상품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