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기록과 산사 품은 정족산, 명승 지정 예고
핵심 요약
강화 정족산 전등사 일원이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 지정 절차에 들어간다. 가궐과 정족산사고, 병인양요 승전지, 삼랑성, 사찰림과 옛길이 역사문화경관을 이룬다. 30일간 의견 수렴과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고려시대 임금의 임시 거처부터 조선 왕실 기록물 보관 시설까지 품은 인천 강화군 정족산 전등사 일원이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 지정 절차에 들어간다. 국가유산청은 10일 정족산의 자연지형과 삼랑성, 전등사, 정족산사고, 사찰림, 옛길이 어우러진 이 일대를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여러 시대의 유산이 한 공간에 쌓인 역사성과 자연·인문 환경이 결합한 경관적 가치가 지정 예고의 토대가 됐다.
정족산 일원에는 고려시대 임금이 궁궐을 멀리 떠났을 때 머물던 가궐과 국가 불교의례의 흔적이 남아 있다. 조선시대에는 왕실 기록물을 보관한 정족산사고와 선원보각이 자리했으며, 병인양요 당시 승전의 역사도 간직하고 있다. 고려 문인 이색을 비롯한 여러 문인의 유람 기록은 이곳이 오랜 기간 방문과 기록의 대상이었음을 보여준다. 삼랑성과 전등사를 잇는 옛길은 참배와 유람은 물론 지역 주민의 생활을 연결하던 통로로 쓰였다.
경관은 정족산의 산봉우리와 자연지형을 활용해 만든 포곡형 산성인 삼랑성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자연 사면을 따라 배치된 전등사와 사찰림, 노거수, 탁 트인 조망이 조화를 이루면서 하나의 역사문화경관을 형성한다. 전통적인 산지가람의 입지와 지형에 순응한 산성·사찰의 배치도 주요 가치로 평가됐다. 자연경관과 역사문화가 별개로 남은 것이 아니라 동일한 공간 구조 안에서 오랜 세월 축적되고 계승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정족산과 전등사의 역사 및 경관은 고려사와 세종실록지리지, 조선왕조실록, 강화전도 등 문헌과 고지도에서도 확인된다. 국가유산청은 지정 예고일부터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승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정 이후에는 역사문화경관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는 한편, 국민이 현장에서 그 가치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용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