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렉신 결핍 보완하는 기면증 치료제 첫 승인
핵심 요약
오렉신 결핍을 직접 보완하는 성인 1형 기면증 신약 오르제이풀이 미국에서 승인됐다. 임상 3상에서 주간 각성 유지 능력이 개선됐고 탈력발작은 최대 90% 감소했다. 국내 처방에는 1~2년이 예상되며 글로벌 제약사와 셀트리온의 후속 개발 경쟁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6일 현지시간 다케다제약의 성인 1형 기면증 치료제 ‘오르제이풀’을 승인했다. 계열 내 최초인 이 경구용 신약은 기존 약물처럼 졸음이나 야간 수면을 따로 관리하는 데 머물지 않고, 뇌의 수면 조절 물질인 오렉신의 결핍을 직접 보완하도록 설계됐다. 오렉신-2 수용체에 결합해 수면과 각성을 관장하는 신경회로의 정상화를 유도한다.
승인 근거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 3상 ‘퍼스트라이트’와 ‘레이디언트라이트’ 연구다. 하루 두 차례 오르제이풀을 복용한 환자군은 위약군보다 주간 각성 유지 능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갑자기 근육의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 횟수도 최대 90% 감소했다. 모다피닐과 암페타민계 자극제, 옥시베이트 등 기존 약물이 개별 증상을 조절했던 것과 구별되는 결과다.
1형 기면증은 뇌 시상하부에서 각성과 주의력, 식욕 등을 조절하는 오렉신 생성 신경세포가 자가면역 반응 등으로 파괴돼 발생하는 희귀 중추신경계 질환이다. 국내 환자가 이 약을 처방받기까지는 약 1~2년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다케다제약이 품목허가를 신청하면 희귀의약품 지정과 신속심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지만, 높은 초기 출시가가 예상돼 신속한 건강보험 급여 등재 여부가 접근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오르제이풀의 승인으로 오렉신 수용체 작용제 개발 경쟁도 본격화했다. 다케다는 2형 기면증과 특발성 과수면증, 교대근무 수면장애로 적응증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에자이는 선택적 OX2R 작용제 ‘E2086’의 글로벌 임상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라이 릴리, 알케미스, 센테사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에 동반되는 무기력과 수면 주기 붕괴, 중증 우울증 증상까지 연구 범위가 넓어지는 가운데 셀트리온도 아름테라퓨틱스와 후보물질을 발굴해 특허를 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