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가 다시 세운 극장 경험의 기준
핵심 요약
‘오디세이’가 개봉 첫날 29만 명을 동원하며 놀란 감독 작품 중 최고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다. 국내에는 아이맥스 70㎜ 필름 영사관이 없어 용산 CGV의 GT 레이저관으로 수요가 집중됐다. 특별관 열풍은 관객이 극장에서만 가능한 대체 불가능한 체험을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가 개봉 첫날 29만 명을 모으며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높은 오프닝 성적을 냈다. 관객들은 상영 포맷과 좌석까지 비교하며 아이맥스관으로 몰렸고, 용산 CGV 아이맥스관은 개봉 초반 매진이 이어졌다.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정상가의 2~3배에서 최고 5~6배가 넘는 표가 유통됐으며, 12만 원에 나온 암표도 등장했다.
‘오디세이’는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전 분량을 아이맥스 70㎜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작품이다. 그러나 국내에는 해당 필름 영사 시설을 갖춘 극장이 없어 디지털 레이저 방식으로만 볼 수 있다. 국내에서 원본과 같은 1.43:1 화면비를 지원하는 곳은 이른바 ‘용아맥’으로 불리는 용산 CGV 아이맥스관뿐이지만, 이곳 역시 필름 영사관이 아닌 GT 레이저관이다. 일반 디지털 아이맥스의 1.90:1 화면비에서는 원본보다 위아래 영상이 줄어든다.
아이맥스 70㎜ 필름 영사 시스템을 보유한 극장은 세계적으로도 41곳에 그친다. 미국 25곳과 캐나다 9곳, 영국 3곳, 벨기에·체코·프랑스 등 유럽 3곳, 호주 1곳이며 아시아에는 한 곳도 없다. 코로나19 이후 오른 관람료와 OTT의 급부상으로 극장 산업은 침체를 겪었지만, ‘듄’과 ‘아바타’처럼 시청각 체험을 극대화한 작품이 나올 때마다 관객들은 작품에 맞는 특별관을 찾아 움직였다.
특별관 수요는 세계 시장에서도 확인됐다. 아이맥스는 2025년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12억8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역대 최고 성과를 기록했고, 스크린X와 4DX, 돌비시네마도 매출 상승세를 보였다. 2013년 1인당 연간 4.12회, 2017년 4.25회 영화를 관람했던 한국에서도 이제 극장 방문은 모든 작품에 적용되는 일상적 선택보다 대체하기 어려운 경험을 고르는 행위에 가까워졌다. 3000년 전 고전과 신화를 재해석한 ‘오디세이’의 흥행은 아이맥스 촬영과 몰입감, 극장 중심의 미학을 결합한 작품이 여전히 관객을 불러 모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