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대신 미래를 설계하는 경영 전략
핵심 요약
기존의 예측·적응 전략이 극단적 불확실성 속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기업은 여러 대안에 동시에 투자하고 핵심 파트너와 미래 방향을 선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AI 도입은 생산성과 비용을 넘어 데이터 편향과 권력 구조, 제도 환경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인공지능의 급속한 진화와 글로벌 공급망 붕괴가 이어지면서 과거 데이터와 확률 모델로 미래를 내다보고 변화에 적응하는 기존 전략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극단적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면 시장 신호와 기회의 출현을 기다리기보다 기업이 원하는 미래를 먼저 정하고 현실로 만들어 가는 ‘양자 전략 경영’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최고경영자는 핵심 파트너들과 미래 방향을 선제적으로 합의한 뒤 시장이 그 흐름을 따르도록 이끌어야 한다. 하나의 최적 경로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중복 투자와 일정 수준의 낭비를 감수하면서 여러 대안을 동시에 추진하는 접근도 요구된다. 다만 복수의 선택지를 함께 밀어붙이면 조직 내부의 마찰이 커지고 의사 결정이 느려질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조직 구조를 바꾸는 것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위기감처럼 강렬한 감정을 동력으로 삼아 조직과 생태계의 이해관계자를 하나의 방향으로 결집하는 일이 실행의 관건이다. 양자 전략은 효율을 극대화해 정답 하나를 고르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여러 가능성에 동시에 베팅해 돌파구를 찾는 경영 방식이다.
AI를 바라보는 관점 역시 생산성 향상이나 비용 절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미디어 아티스트 트레버 패글렌은 AI가 데이터와 클라우드, 반도체, 전력, 법·정책, 국가 안보가 결합된 권력 인프라임을 작품으로 드러냈다. ‘이미지넷 룰렛’은 데이터세트의 편향과 차별을, ‘사이트 머신’은 예술적·정서적 맥락이 기계적 분류에서 사라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궤도반사경’은 기술의 성패가 제도와 규제 환경에 깊이 좌우된다는 점을 시각화하며, AI 도입을 둘러싼 설계 목적과 감시 체계, 군사·정치적 이해관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