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문턱 막힌 트럼프 핵추진 전함 구상
핵심 요약
황금 함대 예산이 12월 11일까지 적용되는 미국 연방정부 임시예산안에서 제외됐다. 의회예산국은 전함 15척의 건조비가 27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핵추진 방식의 비용 증가와 미완성 무기체계, 정치권의 반대가 사업 추진의 변수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표 국방사업으로 내세운 핵추진 전함 ‘황금 함대’ 구상이 의회의 첫 예산 관문을 넘지 못했다. 상원 세출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패티 머리 의원은 4일 황금 함대 관련 예산이 12월 11일까지 연방정부를 운영하는 임시예산안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사업이 취소된 것은 아니지만, 정규 국방예산안이나 별도 입법을 통해 재원을 다시 확보해야 한다.
사업비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의회예산국은 5일 황금 함대 전함 15척의 건조 비용을 2750억달러, 약 390조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상원 예산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제프 머클리 의원이 지난 5월 지적한 2000억달러보다 700억달러 이상 많다. 머클리 의원은 당시 독립적인 사업성 검증과 책임성 없이 거액을 투입해서는 안 된다며 의회예산국에 분석을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자신의 이름을 붙인 ‘트럼프급 전함’과 황금 함대 구상을 공개했다. 발표 당시 한국 기업 한화가 미 해군 차세대 호위함 사업에 참여하고 필라델피아 조선소에 5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내용도 소개됐다. 국내에서는 미국 군함 발주 확대가 한국 조선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사업은 발표 후 8개월이 지나기 전에 예산과 기술 문제에 직면했다.
가스터빈 대신 핵추진 방식을 채택하면서 건조비가 크게 늘어난 데다 전자기 레일건과 고출력 레이저 등 주요 무기체계는 아직 실용화되지 않았거나 개발이 끝나지 않았다. 미 해군이 최근 수년간 신형 함정 사업에서 잇따라 난항을 겪었다는 점까지 맞물리면서 실제 건조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민주당 지도부가 협상 과정에서 이 사업을 공개적인 제외 대상으로 지목한 만큼, 황금 함대는 비용 검증과 초당적 지지 확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