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핵심 행사 GV, 열린 대화의 의미를 묻다
핵심 요약
영화제의 핵심 행사인 GV가 정형화된 문답 절차로 굳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된다. 국내 여러 영화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작품과 독립영화의 목소리를 만나는 장을 제공한다. 관객과 창작자의 만남을 열린 대화로 되살리기 위해 현재 운영 방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영화제의 주요 행사로 자리 잡은 GV, 즉 ‘관객과의 대화’가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돌아볼 시점이다. 관객과 창작자가 작품을 매개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지만, 30여 년 동안 이어지는 사이 질문과 답변을 정해진 순서대로 주고받는 양식화된 절차의 성격이 짙어졌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된다.
이송희일은 글 ‘서툰 위장술, 관객과의 대화’ 67쪽에서 이 행사가 관성적인 운영을 넘어서는 효율성을 얻지 못하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Q&A’라는 명칭이 점차 명시되는 흐름 속에서 초기 발의자들이 구상했던 소란스럽고 탁 트인 열린 공간은 희미해지고, 연말 결제 서류를 처리하는 공직자의 업무처럼 의례화된 절차로 변질될 조짐이 나타났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영화제가 지닌 고유한 매력과 맞닿아 있다. 봄의 전주국제영화제와 반짝다큐페스티발, 여름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거쳐 한여름 정동진독립영화제와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까지 행사가 이어진다. 일반 상영관에서 접하기 어려운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동시대 영화예술의 경향과 가능성을 살피고, 독립영화가 담아낸 작지만 소중한 목소리를 만날 수 있는 장이다.
정식 수입과 배급에 앞서 작품을 먼저 발견하는 경험, 영화를 만들고 즐기며 아끼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성도 영화제의 중요한 요소다. 여기에 관객이 창작자를 직접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기회가 더해지면서 GV는 관객의 관심을 끄는 핵심 행사로 굳어졌다. 다만 그 가치가 정해진 문답 형식만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닌 만큼, 열린 대화라는 출발점과 현재의 운영 방식 사이 간극을 점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