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을 만든 거짓말, 무대 위 권력의 민낯
핵심 요약
연극 ‘시늉하는 자’가 21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창작플랫폼 경험과상상에서 공연된다. 혁명 영웅을 사칭한 역사학자의 거짓말이 주지사 후보 추대로 이어지는 정치적 파장을 다룬다. 유아람 연출은 주인공을 시대가 빚은 비극적 인간으로 해석해 권력과 진실의 충돌을 비춘다.
연극 ‘시늉하는 자(El Gesticulador)’가 오는 21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창작플랫폼 경험과상상에서 공연된다. 혁명 영웅을 사칭한 역사학자의 거짓말이 언론과 정치권, 대중의 선택을 거치며 거대한 정치적 사건으로 번지는 과정을 무대에 올린다. 권력과 진실, 정의가 충돌하는 순간을 한 인물의 비극을 통해 조명하는 작품이다.
혁명 영웅을 연구하던 역사학자 세자르 루비오는 생계를 해결하려고 자신을 영웅으로 꾸민다. 돈을 벌 목적으로 시작한 거짓말은 세자르가 실제 영웅으로 받아들여지면서 통제할 수 없는 방향으로 확대된다. 마침내 그는 주지사 후보로 추대되고, 개인의 기만은 사회 전체를 흔드는 정치적 사건으로 바뀐다.
‘멕시코 현대극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돌포 우시글리가 1938년 집필한 대표작으로, 멕시코 혁명 이후 만들어진 정치 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때문에 출간은 약 6년, 초연은 약 10년 미뤄졌다. 1947년 첫 공연 당시 정부가 중단 조치를 내렸으며, 혁명을 모독했다는 비판과 멕시코 현대극의 기초를 놓았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왔다.
집필 이후 8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 작품은 권력과 진실, 정의의 관계를 묻는 라틴아메리카 희곡의 걸작으로 꼽힌다. 연출가 유아람은 세자르를 단순한 사기꾼이나 영웅으로 규정하지 않고 시대가 만들어 낸 비극적 인간으로 해석한다. 이번 공연에는 정도훈, 한덕균, 정욱권, 이채성 등이 출연해 거짓이 정치적 실체로 변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