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회현마을 200년 팽나무, 밑동 부러져 전도
핵심 요약
영암 회현마을의 수령 200년 안팎 팽나무가 폭염 속에서 밑동째 부러졌다. 나무 내부의 부식과 동공, 수분 무게 등이 전도 요인으로 추정됐다. 영암군은 이의가 없으면 오는 13일 보호수 지정을 해제한다.
폭염 경보가 7일째 이어진 지난 1일 오전 11시30분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영암군 서호면 회현마을 입구에서 수령 200년 안팎의 팽나무가 밑동째 부러져 도로 위로 쓰러졌다. 마을회관에 있던 김순안(91)씨는 번개가 치는 듯한 큰 소리를 듣고 현장을 확인했다. 둘레 4.2m, 높이 약 15m인 이 나무는 1982년 12월3일 보호수로 지정됐다.
사고 당시 바람은 불지 않았고, 인근 도로에는 사람과 차량의 통행이 잦았으며 가까운 밭에서 일하던 주민도 있었다. 그러나 쓰러진 나무가 이동 공간을 비켜 넘어지면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전도를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고, 일부는 나무를 치운 작업자에게 폭염의 영향일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주민들이 ‘보호수 할머니’라고 부른 팽나무는 오랫동안 마을의 상징 역할을 했다. 주민들은 과거 나무 앞에서 당산제를 지내며 마을의 안녕을 빌었다. 19살에 회현마을로 시집온 뒤 줄곧 보호수를 봐온 김씨는 나무가 사라진 자리에 허전함과 서운함을 드러냈다. 주민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다치는 사람이 없었다는 점에도 각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현장 진찰에서는 밑동에 여러 개의 동공이 생기고 내부 기둥이 썩어 구조적으로 약해진 상태가 확인됐다. 땅과 줄기가 만나는 지제부가 파단되면서 지상부의 무게를 버티지 못해 전도된 것으로 추정된다. 폭염 속 증산작용으로 나무가 끌어올린 물의 무게도 노쇠한 줄기에 부담을 준 요인으로 지목됐다. 영암군은 지난 4일부터 지정 해제에 대한 의견을 받고 있으며, 이의가 없으면 오는 13일 보호수 지정을 해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