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쪽방 화재 뒤 임시거처 추진…주민 안전 대책은 늦었다는 지적
핵심 요약
국토교통부가 영등포 화재 피해 주민을 위한 60호 임시거주시설을 내년 초 착공해 상반기 입주시킬 계획이다. 쪽방 주민 370호에 비해 기존 임시이주시설은 96호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대책 지연의 경위를 따지고 임시이주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역 인근 쪽방 건물에서 불이 나 50대 남성이 숨진 뒤, 국토교통부가 해당 블록 주민을 위한 60호 규모 임시거주시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서울시와 주민들의 건의를 받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지 선정과 설계를 진행 중이며, 내년 초 착공해 상반기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주민들이 임대주택에 들어가기 전 머물 임시 거처가 쪽방촌 공공주택지구 지정 6년 만에 구체화됐다.
화재는 지난 8일 건물 1층에서 발생했고, 사흘 뒤에도 현장에는 탄내가 남아 있었다. 건축물대장과 등기부가 없는 4층 무허가 건물에는 30세대가 살았으며, 불이 난 방은 검게 그을린 채 외부에서 내부가 보였다. 정확한 발화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1층 주민들은 인근 여관으로 대피했지만, 불이 난 뒤에도 갈 곳이 없어 건물에 남아 사는 주민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들은 폭발음과 유독가스, 소화기로 불길을 늦춘 상황 등을 설명했다.
불이 난 곳은 2020~2030년 영등포동 422-63번지 일대에 주택 797호를 공급하는 공공주택사업 구역에 포함된다. 공공주택은 658호이며, 임대주택을 먼저 마련해 원주민을 이주시킨 뒤 개발하는 방식이다. 사업은 A-1·S-1·M-1 구역으로 나뉘고, 화재 건물은 SH가 개발하는 S-1 구역에 속한다. 쪽방 주민들이 입주 전 흩어지지 않고 지낼 임시이주시설은 96호로 계획됐지만, 입주 희망 쪽방 호실 370호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홈리스행동은 임시이주 대책이 지연되는 동안 주민들이 고시원이나 무허가 건물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활동가 이동현은 이번에 추진하는 시설이 주민들이 원했던 기존 건물 리모델링이 아니라 컨테이너를 연결한 3개 동이며,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조건이라고 말했다. 윤종오 의원은 추가 시설 확보 방침을 환영하면서도 사망 사고 뒤에야 안전한 거처가 마련되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감사에서 사업과 임시이주 지연의 책임을 따지고, 공공주택사업 단계에서 임시이주 물량과 시기를 확보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