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덮친 돌발 가뭄, 물관리 체계 재편 시급
핵심 요약
마른장마와 극한 폭염이 겹치면서 영남 20개 시군에 가뭄 경보가 내려졌다. 주요 댐의 저수율이 20~30%대로 떨어지고 농업용수와 식수 공급이 위태로워졌다. 저장 용량 확충과 수계 연결, 물 재활용을 포함한 물관리 체계 재편이 요구된다.
마른장마와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영남에서 한여름 돌발 가뭄이 확산하고 있다. 가뭄 경보가 내려진 전국 25개 시군 중 20곳이 영남에 집중됐다. 경북 청도군 운문댐의 저수율은 25%, 경남 밀양시 밀양댐은 31%까지 하락했다. 농업용수가 부족해 논밭이 갈라지고 식수 공급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난달 부산·울산·경남의 강수량은 68㎜로 평년의 5분의 1 수준에 그쳐 1973년 관측 시작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낮 최고기온은 양산 42.5도, 밀양 41도까지 올라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폭염과 열대야 일수도 가장 많았다. 대기와 지표가 식지 않으면서 수분 증발이 빨라졌고, 당분간 비 예보도 없어 가뭄 장기화와 여름 산불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
국내 가뭄은 통상 강수량이 적은 봄에 발생한 뒤 장맛비로 해소됐지만 이번에는 장마가 지나간 한여름에 수자원이 몇 주 만에 고갈되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3422곳의 99.6%는 10년 빈도 이하의 보통 가뭄에 대응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번 가뭄은 20년 빈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홍수에 대비해 댐과 저수지를 사전 방류한 상황에서 급격한 가뭄이 겹쳤다.
지난해 영동과 2022년 호남에서도 극한 가뭄이 발생하는 등 피해 지역과 빈도가 확대되고 있다. 대응력을 높이려면 기존 댐과 저수지를 준설하고 둑을 높여 저장 용량을 늘리는 한편, 댐·저수지·하천을 연결해 지역 간 물을 순환시키는 체계가 필요하다. 하수 처리수 재활용과 해수 담수화를 확대하고 2010년대 들어 사실상 중단된 신규 댐 건설도 다시 검토해야 할 과제로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