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톤헨지에서 강화 고인돌까지, 돌이 전하는 시간의 언어
핵심 요약
영국 스톤헨지 전담 안내자였던 시민이 강화도에서 고인돌 안내자로 변신했다. 강화 부근리 지석묘는 무게 53톤의 세계유산이지만 아직 발굴되지 않아 비밀이 남아 있다. 그는 돌의 목적이 밝혀지지 않아야 상상 속에서 살아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영국에서 10년 넘게 거주하며 스톤헨지 전담 안내자 역할을 해온 한 시민이 현재 거주지인 강화도에서 고인돌 안내자로 변신했다. 그는 런던에서 솔즈베리 평원으로 지인들을 데려가던 때와 마찬가지로, 이제는 강화 부근리 지석묘로 손님을 안내하며 돌이 주는 신비로운 감각을 전하고 있다.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이 고인돌은 덮개돌 길이 6.5미터, 무게 약 53톤에 달하는 대표적인 탁자식 고인돌로,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강화 부근리 지석묘는 아직 발굴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덮개돌 아래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다. 고인돌의 용도에 대해서는 무덤설과 제의 장소설이 있지만 구체적인 기능은 확인되지 않았다. 강화 전역에는 150여 기의 고인돌이 남아 있으며, 특히 고려산 일대에 집중 분포한다. 유네스코는 고창·화순·강화의 고인돌 유적이 높은 밀도와 다양한 형식을 보여준다고 평가한 바 있다.
스톤헨지가 있는 솔즈베리 평원은 드넓은 초지 위로 하늘이 내려앉은 듯한 풍경을 자랑하며, 안개 낀 날에는 돌기둥이 신화 속 거인처럼 보이기도 한다. 윌트셔 지역에는 에이브버리, 실버리 힐, 웨스트 케넷 롱 배로우 등 선사 유적이 많다. 이들 유적의 목적은 하나로 정리되지 않으며, 묘지·의례 장소·태양 관측소·치유 성소 등 다양한 해석이 공존한다. 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그 땅의 매력이라고 그는 회고한다.
그는 고인돌의 비밀이 밝혀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고백한다. 비밀이 풀리면 돌은 유물이 되지만, 풀리지 않는 한 돌은 계속 말을 건다고 믿기 때문이다. 스톤헨지의 제단석이 스코틀랜드에서 750킬로미터를 건너온 것처럼, 강화 고인돌도 옛 바다 가까이에 세워졌을 가능성이 있다. 두 돌이 같은 말을 한다는 것, 즉 아주 오래전 사람들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도무지 계산이 서지 않는 수고를 기꺼이 치렀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