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유산의 밤, 장소성으로 여는 미디어아트 전환
핵심 요약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8월 14일 진주성을 시작으로 전국 12개 지역에서 열린다. 올해 사업은 관람객 수보다 장소성에 기반한 유산 해석과 예술·기술의 융합에 무게를 둔다. 현장에서 축적한 창작·운영·관람 경험은 미디어아트 2.0의 정책과 사업 구조를 구체화할 기반이 된다.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올해 전국 12개 지역으로 무대를 넓히며 장소 중심의 ‘미디어아트 2.0’을 구체화한다. 8월 14일 진주성을 시작으로 군산·청주·여수·익산·강화·부여·아산·철원·통영·양산·경주의 국가유산이 차례로 야간 콘텐츠를 선보인다. 2021년 5개 지역에서 출발한 사업은 지난해 8개 지역에서 관람객 225만 명을 넘겼다. 올해는 방문 규모를 넘어 관람객이 유산을 어떻게 경험하고 기억하는지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국가유산청은 2026년 주요업무계획에 지역 대표유산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야간 특화 콘텐츠로 내·외국인의 체류를 이끄는 방향을 담았다. 아직 세부 실행지침보다 정책 방향에 가까워 목표와 추진체계, 현장 가이드라인, 중장기 육성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진주성과 양산 통도사, 익산 미륵사지, 아산 현충사처럼 성격이 다른 유산을 동일한 기술과 화면으로 구현하지 않고, 각 장소의 시간·사건·기억·경관을 고유한 창작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이 핵심이다.
이 사업은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이어지던 2021년 ‘세계유산 미디어아트’로 시작됐다. 관람객은 야외 유산을 걸으며 빛과 영상, 소리,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장소에 축적된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접했다. 이후 감상 대상은 개별 작품에서 유산 공간 전체로 확장됐다. 프로젝션 매핑과 인터랙티브 미디어, 사운드스케이프, 미디어퍼포먼스는 장소 해석을 구현하는 수단이다. 콘셉트와 스토리보드, 3D 모델링, 사운드 디자인, 현장 매핑과 튜닝도 유산의 가치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돼야 한다.
올해 현장은 2.0의 완성형이라기보다 향후 사업 구조를 설계할 출발점에 가깝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컨설팅과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가운데 장소 해석의 설득력, 예술과 기술의 결합, 관람객의 몰입과 인식 변화, 지역 내 체류와 소비, 예술가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참여를 함께 기록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공모 심사가 진행 중인 2027년 사업도 대상 지역 확정 뒤 유산의 의미를 다시 읽는 기획이 중요하다. 열두 지역에서 축적될 창작과 운영 경험은 장소별 차이를 살리면서 다음 정책과 사업 모델을 정교화하는 근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