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5연속 동결에 유가 상승 기대…국내 업계 영향은
핵심 요약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3.50~3.75%로 5회 연속 동결했다. 금리 동결이 원유 수요를 지지해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제조업은 원가 부담, 항공·해운은 직접 타격이 예상되며 수출에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하면서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이 원유 수요를 지지해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오른 유가 상승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산업계는 유가 상승이 제조업 원가 부담을 키우고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미국 경기 둔화 우려를 낮춰 수출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연준은 29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동결은 올해 1월, 3월, 4월, 6월에 이어 5차례 연속이며, 케빈 워시 의장 취임 후로는 두 번째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 배경에는 물가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히 높다는 해석과 미국 경제의 급격한 둔화 가능성을 배제한 신호라는 시각이 공존한다. 같은 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5.2달러 오른 배럴당 84.46달러에 거래됐고, 브렌트유는 88.09달러, 두바이유는 81.61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배럴당 6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중동 지역 긴장이 재고조되고 홍해 통항 리스크가 커지면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켜 원유 수요를 줄이고 유가 하락을 지지하지만, 금리 동결은 경기 둔화 가능성을 낮춰 원유 수요를 유지시켜 유가 상승에 힘을 싣는다. 다만 현재 유가 급등은 중동 공급 불안이 주된 원인인 만큼 연준의 동결이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연준이 물가 안정 기조를 재확인하고 필요시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둔 점도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정유·석유화학은 물론 철강, 시멘트,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은 에너지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이 유지되면 수출 증가로 비용 증가분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연료비 비중이 높은 항공, 해운, 물류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김민정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부교수는 원유의 70.7%, 액화천연가스(LNG)의 20.4%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구조를 지적하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제조업 비용과 수출 채산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도입선 다변화, 전략 비축 확대, 대체에너지 투자 강화 등을 포함한 종합적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