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논란 확산, 조 의장 발언의 배후와 대통령의 침묵
핵심 요약
조정식 국회의장의 연임 개헌 발언이 의도된 것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대통령 주변 인사들도 연임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해 논란이 확산됐다. 청와대는 연임 불가를 강조하지만, 이 대통령의 과거 발언은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 해석이 엇갈린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던진 '연임 개헌' 발언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당시 조 의장은 미리 준비된 답변을 읽는 듯한 태도를 보였으며, 개헌 필요성을 강조하는 자리에서 연임 문제가 거론될 것이 뻔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의도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회의장급 인사가 기자간담회에서 예상 질문과 답변을 사전에 정리하는 관례를 고려하면, '국민 선택'이라는 표현은 사전에 계획된 발언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조 의장의 발언은 개헌 논의의 골든타임으로 지목되는 내년을 앞두고 나왔다. 그는 국회의장으로서 개헌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으며, 지난 4월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합의로 발의된 개헌안이 이미 존재한다. 그런데 조 의장은 이 개헌안을 기초로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 문제를 끼워 넣어 논란을 키웠다. 6선 의원이자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그가 자신의 발언 파장을 몰랐을 리 없다는 점에서, 이는 여론의 반응을 살피기 위한 정교한 시험대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조 의장의 발언이 개인적 견해에 그치지 않는다는 단서는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발언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한주 청와대 정책특보는 지난해 9월 현직 대통령의 연임 적용 여부에 대해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했고, 조원철 법제처장은 "국민이 결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 역시 공개석상에서 "사람들이 '5년이 너무 짧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청와대 핵심 참모, 정부 법률 참모, 행정부 수장, 입법부 수장까지 연임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한 것은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뜻이 연임 불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 대통령이 "우리나라 헌법 체계가 허용하지 않고, 국민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직전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한 발언은 "재임중 대통령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헌법에 쓰여있다...(그러나) 과거의 국민이 현재 국민의 의사를 제약한다는 이론적인 이견이 있고, 제 입장은 당연히 국민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강 실장의 전언과 이 대통령의 직접 발언 사이에 뉘앙스 차이가 있는 만큼, 향후 이 대통령의 공식 입장이 다시 주목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