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관리기관 통합 논의 멈춰…공식 결론은 미정
핵심 요약
정부가 19개 연구관리 전문기관의 통합 검토를 최근 중단했다. 분야별 전문성 훼손과 기업 지원 단절, 조직 체계 통합 부담이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재정경제부는 확정된 사안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공식 발표를 통해 결론이 드러날 전망이다.
정부가 연구관리 전문기관을 하나로 합치는 방안을 사실상 철회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기능이 비슷한 공공기관을 정비한다는 취지로 지난 상반기부터 진행한 논의는 최근 중단됐다. 분야별 연구개발 사업의 특성과 기관 전문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과학기술계와 관계 부처의 반대가 영향을 미쳤다. 다만 주무 부처인 재정경제부는 통폐합과 관련해 확정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공식 결론은 발표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통합 대상으로 거론된 연구관리 전문기관은 부처별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기획·평가·관리 업무를 맡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산업통상부 산하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모두 19곳이다. 정부 내부에서는 총리실 산하에 가칭 ‘국가연구개발혁신진흥원’을 설치하는 구체안도 검토됐다. R&D 사업 기획과 과제 평가, 연구비 관리 기능이 기관마다 유사하다는 점이 통합 검토의 근거였다.
통합안이 알려진 뒤 연구관리 공공기관 노동조합 연합회는 지난달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일방적인 추진 중단과 사회적 논의를 요구했다. 산업·에너지·보건·농림·해양 등 분야별 전문성과 연구자·기업 네트워크가 약화될 수 있고, 기관마다 다른 임금·직급·복지 체계를 합치는 과정에서도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였다. 전문기관들은 R&D 관리뿐 아니라 기술사업화와 해외 진출, 인증 지원까지 수행하고 있어 관리 기능을 떼어낼 경우 기업 지원의 연속성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작 통폐합 당사자인 전문기관들은 부처 의견 조회 외에 공식 통보를 받지 못한 채 뒤늦게 방안의 진위를 확인해야 했다. 기관의 성격과 업무 체계를 크게 바꾸는 사안이 공론화 없이 진행되면서 내부 혼선도 이어졌다. 연구관리 기능을 한곳에 모으려는 시도는 이전 정부에서도 반복됐지만 과학기술계와 현장의 반대에 부딪혔다. 미국은 NIH·NSF·DARPA 등이 분야별 사업을 관리하고, 독일도 10여 개 전문기관이 여러 부처의 R&D 사업을 맡고 있다. 과학기술계는 통폐합을 전제로 삼기보다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개 논의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