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억 벌어도 빠듯한 스파이더맨의 뉴욕살이
핵심 요약
피터 파커가 피자 배달과 사진 촬영을 병행해도 뉴욕의 기본 생활비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주택 가격과 임대료, 소득·신용 심사가 영화 속 주거 설정의 현실성을 떨어뜨린다. 뉴욕시는 임대료·보육·식료품 대책을 추진하지만 재정 부담과 소매업 위축 우려가 제기된다.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에서 피터 파커는 낮에 피자 배달과 사진 촬영을 병행하고 밤에는 도시를 지킨다. 퀸스 피자 배달원의 연봉 3만5400달러와 프리랜서 사진 기자의 평균 연봉 4만6300달러를 합치면 연간 8만1700달러, 약 1억1600만원이다. 그러나 악당을 상대하느라 정해진 근무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실제 소득은 이보다 줄어든다.
맨해튼에서 자녀 없이 혼자 기본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소득은 시간당 38.21달러, 연간 7만9469달러다. 시간당 17달러인 뉴욕시 최저임금의 두 배를 넘으며, 자녀가 한 명 있으면 연간 필요액은 12만6705달러로 뛴다. 두 직업의 명목 소득을 온전히 벌어도 1인 생활비를 조금 웃도는 데 그치고, 양육까지 맡으면 필요한 금액에 크게 못 미친다.
주거비 장벽은 더 높다. 원작에서 메이 숙모와 살았던 퀸스 포리스트힐스 단독주택은 250만~400만달러, 약 35억~56억원 수준이며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도 최소 30만달러의 계약금이 필요하다. 비교적 저렴한 아스토리아에서도 월 1800달러 원룸은 지하철역에서 멀거나 창문이 없을 수 있고, 자동차를 보유하면 월 250달러가량의 주차비가 추가된다. 일정한 소득과 신용 기록을 요구하는 임대 심사 역시 비정규직인 피터에게 걸림돌이다.
뉴욕 시민의 62%도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상당수 가구가 소득의 30~50%를 임대료로 쓰고, 자녀 한 명의 연간 양육비는 2만5000달러를 넘는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임대료 동결과 시 운영 보육 확대를 공약했고, 5개 자치구에 시 소유 식료품점을 한 곳씩 열어 육류·빵·채소를 시중보다 약 30% 싸게 파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다만 인위적 할인 판매가 물가 억제에는 한계가 있고 기존 소매업체의 경영난과 시 운영점의 적자를 키울 수 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