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금지국 방문, 처벌 강화 속 자기책임제 쟁점
핵심 요약
일부 특수 목적 방문자에게만 적용되는 본인 책임 서약 절차를 일반 국민에게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여행금지국 로밍은 2019년부터 2024년 8월까지 10만93건이었지만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는 연간 5천~6천 명 수준이다. 무단 방문 처벌이 최대 징역 3년으로 강화된 가운데 지역별 경보 세분화와 자기책임제 도입이 쟁점이다.
여행금지국가 방문을 형사처벌로 제한하는 현행 제도를 두고, 위험을 충분히 고지받은 국민에게 본인 책임을 전제로 신청할 수 있는 공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도 개선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외교부가 일부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자에게 이미 안전상 위해와 재산상 불이익을 스스로 부담한다는 서약서를 받고 있어, 같은 선택지를 일반 국민에게도 확대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외교부가 허가한 예외적 여권 사용자는 2021년 6,242명에서 2025년 5,145명까지 연간 5천~6천 명 수준이다. 이들은 안전이나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전적으로 본인이 책임진다는 내용에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이 절차는 기업과 언론 취재, 공무 등 제한된 목적을 중심으로 운영돼 관광·사업·가족 방문·구호 활동을 원하는 일반 국민은 영사 조력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서약해도 신청할 통로가 없다.
제도의 집행력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2019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여행금지국가에서 발생한 국내 이동통신 3사의 해외 로밍은 10만93건에 달했고, 이라크에서는 매년 1만 건을 넘었다. 현지 유심 이용자는 이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미국은 북한을 제외한 대상국, 일본·영국·대만 등은 강한 여행경보를 발령하면서도 방문 자체를 곧바로 범죄로 다루지 않는 권고 중심 체계를 운용한다.
국내 처벌은 오히려 강화됐다. 올해 1월 국회를 통과한 여권법 개정안은 무단 방문의 법정형을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높였다. 현행 처벌 조항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 샘물교회 피랍 사건 직후 도입돼 약 20년간 유지됐다. 외교부가 중동 정세 악화를 이유로 경보 하향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지정 지역 세분화와 자기책임 서약제의 적용 범위를 함께 재검토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