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사이클 흔든 ‘신체 변형 장비’ 의혹
핵심 요약
투르 드 프랑스 팜므에서 일부 선수의 경기복 안 충전재 사용 의혹이 제기됐다. 공기 흐름을 바꾸는 장비는 짧은 타임 트라이얼 기록에 수초의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검사가 강화됐지만 사생활 침해 우려와 불명확한 판정 기준이 과제로 남았다.
세계 여자 도로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 팜므에서 일부 선수가 공기저항을 줄이려고 브라 안에 패드나 충전재를 넣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여러 명이 함께 달리는 로드 레이스와 달리 기록으로 순위를 정하는 개인 타임 트라이얼에서 몇몇 선수의 가슴 부위가 평소보다 두드러져 보인 점이 논란의 출발점이 됐다.
논란이 된 경기는 프랑스 쥬브레 샹베르탱에서 디종까지 약 21㎞를 달리는 구간이다. 선수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홀로 출발해 앞선 선수 뒤에서 바람을 피하는 드래프팅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공기역학적 효율이 기록에 큰 영향을 준다. 신체 주변의 공기 흐름이 달라지면 허벅지와 골반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어 수초를 단축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지난해 발표된 벨기에 연구에서는 가슴을 덮는 보호 장비를 최적의 형태로 착용할 경우 공기저항이 최대 3.6% 감소하고 1㎞당 기록이 최대 0.78초 빨라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복 안에 물병을 넣어도 공기 흐름이 변하면서 저항이 일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국제사이클연맹은 신체 형태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장비를 금지하며 실격, 기록 삭제, 벌금 등의 징계 규정을 두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개인 타임 트라이얼 출발 10분 전 자전거와 경기복을 검사하기로 했다. 다만 속옷과 경기복 내부까지 살피면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고, 여성 심판이 검사하는 방안도 선수의 프라이버시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패드의 두께와 개수, 착용 방식에 관한 세부 기준도 없다. 지난해 르완다 세계선수권에서 앞주머니의 무전기나 물통이 제재받지 않은 사례와 지난 2월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남자 스키점프의 하체 보형물 의혹까지 맞물리면서 엄격하고 명확한 판정 기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회는 지난 1일 개막해 9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