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계, 메가특구 노동특례 전면 철회 촉구
핵심 요약
13개 여성노동단체가 메가특구특별법의 노동규제 완화 조항을 전면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기간제·시간제 노동자 가운데 여성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고용 불안과 성별 임금격차가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파견 확대와 주 52시간제 예외 등을 삭제하고 법안 추진 전 과정에 성별영향평가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과 한국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등 13개 여성노동단체가 3일 정부의 메가특구특별법 제정안에 담긴 노동규제 완화 조항을 전면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을 최대 4년으로 늘리고 연구개발 직군을 주 52시간 노동상한제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여성의 노동권과 생존권을 약화하고 노동시장 내 차별과 불평등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다.
여성 비중이 높은 비정규 고용 구조에서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은 고용 불안을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게 단체들의 판단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국가데이터처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8월 기간제 노동자의 56.5%, 시간제 노동자의 71.9%가 여성이었다. 파견 노동자와 용역 노동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도 각각 49.5%와 45.5%로 나타났다. 단체들은 기업이 정규직 채용 없이 여성 노동력을 장기간 활용하는 구조가 굳어지면 성별 임금격차도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노동특례를 둘러싼 우려는 1970년대 마산·이리 수출자유지역의 저임금·장시간 노동 구조와 맞닿아 있다. 당시 외자 유치와 수출 확대를 앞세운 수출자유지역에서 다수의 어린 여성 노동자는 헌법과 노동법이 보장하는 보편적 권리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했다. 여성노동단체들은 메가특구에서도 기업 활동을 명분으로 노동권 적용을 완화하면 과거 수출자유지역에서 나타난 여성노동 착취 구조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주 52시간제 예외와 초과근로 규제 완화가 육아·돌봄 책임의 여성 편중을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초과근로시간 상한이 사라지거나 수당 지급 의무가 면제된 사업장에서 장시간 노동 문화가 자리 잡으면, 돌봄을 병행하는 노동자는 승진과 핵심 업무에서 배제되고 경력단절에 놓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13개 단체는 파견 확대와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법안에서 모두 삭제하고, 추진 전 과정에 성별영향평가를 실시해 여성노동자의 고용안정성과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공개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