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회원만 목욕용품 유료…인권위, 차별 판단
핵심 요약
인권위가 비회원 여성에게만 수건과 비누 요금을 받은 목욕장의 운영 방식을 성차별로 판단했다. 관할 지역 목욕장 27곳 중 22곳이 여성에게 평균 500원의 수건 요금을 별도로 받고 있었다. 인권위는 업주에게 시정조치를, 관할 시장에게 차별적 관행을 개선할 행정지도 강화를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목욕장 업소가 비회원 여성 고객에게만 수건과 비누 이용료를 별도로 받은 행위를 성별에 따른 차별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지난달 28일 업주에게 해당 이용 조건을 개선하도록 시정조치를 권고하고, 관할 시장에게는 지역 목욕장에 대한 행정지도를 강화하라고 권고했다.
사건은 지난해 9월 한 목욕장에서 남성에게 수건과 비누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여성에게는 요금을 받는다는 진정이 제기되며 시작됐다. 업소는 회원에게는 성별과 관계없이 두 용품을 무료 제공하지만 여탕에서 수건 분실이 자주 발생해 비회원 여성에게 비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할 지역에서는 목욕장 27곳 가운데 22곳이 여성에게 평균 500원의 수건 요금을 따로 부과하고 있었다.
관할 지자체는 수건을 무료로 제공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고 지역 내 여러 업소가 같은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이 같은 요금 부과가 업소 개업 때부터 이어진 관행이어서 영업 중 발생한 분실 문제에 대응한 사후 조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일부 고객의 행동을 여성 이용자 전체의 책임으로 넓힌 것은 성별에 대한 일반화와 고정관념에 기댄 조치라고 봤다.
인권위는 수건을 빌려줄 때 보증금을 받거나 반납 절차를 강화하고, 시설에 부착형 공용 비누를 두는 등 손실을 줄일 다른 방안이 검토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직접 제재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지자체가 성별에 따라 다른 요금과 이용 조건을 방치하는 것은 양성평등과 차별 금지 가치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일반 국민이 이용하는 목욕장업의 공공적 성격을 고려하면 관할 시에도 동등한 이용 조건을 위한 관리·감독 책무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