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방어 나선 미국, 국채·투자 부담 차단
핵심 요약
미·일 환율 공조는 엔화 급락에 따른 일본의 미 국채 매각 가능성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미국은 FIMA 환매조건부채권을 활용해 일본에 달러 유동성을 제공하기로 했다. 엔화 안정은 일본의 5500억달러 대미 투자와 미국 제조업의 가격 경쟁력에도 연결된다.

미국과 일본이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한 환율 공조에 나선 배경에는 미 국채시장과 미국 경제에 번질 충격을 차단하려는 이해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전용기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하던 중 이번 조치를 일본과의 우정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엔화 급락이 일본의 미 국채 매각과 미국 시중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도 직접 대응할 필요가 생겼다.
엔화는 지난달 31일 달러당 164엔까지 떨어져 1986년 이후 40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나 미·일 공조 발표 뒤 156엔 수준으로 반등했다. 엔저는 일본의 수입 물가를 높이고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속에서 석유 수입 비용을 크게 불리는 요인이다. 세계 2위 미 국채 보유국인 일본이 환율 방어 자금을 마련하려고 미 국채를 팔고 엔화를 사들일 가능성도 미국의 경계심을 키웠다.
미국은 다른 나라의 통화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경우가 드물다. 1998년에는 아시아 외환위기가 세계 경기 침체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엔화 약세 저지에 나섰고, 2011년에는 엔화 강세를 억제하는 국제 공조에 참여했다. 이번에는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국채 매도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일본의 추가 매각까지 겹치는 사태를 막는 데 무게가 실렸다.
미 국채 매각은 채권 가격을 낮추고 수익률을 올려 미국 시중금리 상승을 부를 수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일본이 국채를 팔지 않고도 달러를 확보하도록 연준의 FIMA 환매조건부채권 제도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이 지난해 무역합의에서 약속한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도 공조의 또 다른 축이다. 거액의 자금 유출로 엔화가 더 약해지면 투자가 미뤄질 수 있으며, 엔저로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미국 제조업과 대일 무역적자에도 부담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