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에 기술주 흔들…청산 충격은 제한적
핵심 요약
엔화 가치 급등으로 미국 기술주에 유입된 엔 캐리 자금의 청산 우려가 커졌다. 지난 7월 이후 레버리지 축소와 기술주 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돼 추가 폭락 가능성은 낮게 평가된다. 미국의 견조한 경기와 예고된 일본의 금리 인상이 급격한 자금 이탈을 막는 완충 요인으로 꼽힌다.
미·일 외환당국의 환율 개입으로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엔화를 빌려 미국 기술주에 투자한 자금의 청산 가능성이 증시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달 30일 달러당 162.80엔 수준이던 환율은 공동 매수 개입 직후 157엔대로 내려갔고, 이달 3일에는 155엔대까지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빅테크와 인공지능 종목의 단기 매물 압력을 경계하면서도 추가 폭락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최근 엔 캐리 트레이드의 중심은 미국 국채 같은 고금리 상품에서 빅테크·AI 등 기술주로 이동했다. 2024년 이후 달러·엔 환율 상승과 미국 기술주의 레버리지 매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으며,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헤지펀드의 주식 매수 포지션이 축소될 수 있다. 미·일 금리 차와 환율의 동조화가 약해진 뒤 헤지펀드는 미국 국채를 매수하기보다 공매도하고 기술주 투자를 늘리는 흐름을 보여왔다.
시장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에는 이미 진행된 포지션 정리가 자리한다. 지난해 최대 수준에 이르렀던 헤지펀드의 엔화 순매도는 주도주 매물 부담을 키울 수 있지만, 지난 7월 이후 강도 높은 디레버리징이 이어지며 주요 기술주는 고점보다 39% 하락했다. 과거 엔 캐리 청산 우려가 증시 조정의 마지막 국면에 주로 부각됐다는 점도 수급 불안이 정점을 통과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2024년에는 일본은행의 7월 31일 기습 금리 인상과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동시에 겹쳤지만, 현재 일본의 추가 인상 가능성은 시장이 일정 부분 예상하고 있고 미국 경제도 견조한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미·일의 개입에는 한국과 일본의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해 환율 불안을 낮추려는 성격도 반영됐다. 9월 일본의 추가 금리 인상 압력이 원화와 엔화의 동반 강세 요인이 될 수 있으나, 대미 투자 여건이 안정되면 외환시장 불확실성도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