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세제 신호에 주택시장 선택지 복잡
핵심 요약
실거주 중심 개편과 초고가 1주택 과세 강화가 맞물리며 정책 충돌 우려가 제기됐다. 보유세 강화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도 시장에 상반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은 8년간 가구가 주택보다 10만 가구 더 늘어 공급 확대와 수도권 수요 분산이 과제로 제시됐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1가구 1주택 실거주를 유도하면서 초고가 주택의 보유 부담도 높여 정책 목표가 서로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서울시민 대토론회에서 상반된 제도가 시장 참여자의 판단을 어렵게 할 수 있다며 정책 간 정합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편안은 다주택자와 비거주자, 시가 45억원 이상인 초고가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강화했다. 주택 수에 따라 차등 적용하던 종합부동산세는 내년부터 주택 가액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일원화된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거주 기간 중심의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바뀌고 공제 한도는 최대 10억원으로 설정된다. 실거주 요건을 강화해 고가 1주택 선호를 키우면서도 초고가 1주택에는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보유세를 크게 높이는 동시에 다주택자의 매도 통로를 열기 위해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완화한 점도 상충하는 신호로 지목됐다. 윤 팀장은 이런 제도 조합이 시장에서 초고가 주택보다 가격이 낮은 이른바 ‘덜 똘똘한 한 채’를 선택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가구 1주택을 가격과 무관하게 동일하게 다룬 결과 한 채에 투자 이익을 집중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달 발언과도 맞지 않는 요소가 개편안에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서울의 공급 부족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2017년부터 2024년까지 8년간 서울 가구 수는 37만 가구 늘었지만 주택은 27만 가구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구 증가 폭은 2020년 8만6000가구에서 2024년 1만8000가구로 줄었으나, 같은 해 주택 증가량은 2만9000가구였다. 가구가 주택보다 빠르게 늘면 전월세 주거비가 상승하는 구조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재개발·재건축과 택지 개발, 개발제한구역 유휴부지 활용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서울 수요를 경기·인천으로 분산할 방안도 함께 찾아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