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온전한 독자로 대하는 동화의 힘
핵심 요약
‘푸른 사자 와니니’는 2015년 출간 이후 100만 부 넘게 팔리고 10권으로 완결됐다. 이현은 현장 조사와 생태 공부를 바탕으로 암사자의 성장과 실패를 현실감 있게 담았다. 어린이를 온전한 독자로 존중하고 즐거운 독서 경험을 주는 것이 그의 창작 원칙이다.
동화작가 이현(56)은 어린이를 이야기와 진심에 깊이 호흡하고 끊임없이 이유를 묻는 가장 근사한 독자로 바라본다. 이런 존중에서 출발한 ‘푸른 사자 와니니’는 2015년 첫선을 보인 뒤 100만 부 넘게 팔렸으며, 올여름 10권으로 이어진 여정을 마무리했다. 국내 동화에서 드문 세렝게티의 야생과 암사자의 성장을 다룬 작품이다.
연약하고 쓸모없다고 여겨진 암사자 와니니는 모험을 거치며 무리의 리더로 성장한다. 개코원숭이와 코뿔소도 저마다의 생태에 맞는 서사를 펼친다. 이현은 첫 권을 준비하며 책과 영상, 다큐멘터리로 동물을 공부했고, 이후 10년 동안 탄자니아와 케냐를 네 차례가량 찾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설보호구역에서는 연구자 보조 자원봉사도 했다.
와니니는 스와힐리어로 ‘왜’를 뜻한다. 작품은 암사자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실제 사자 무리의 삶을 토대로 친구와 새끼를 잃고 거듭 실패하는 현실까지 담았다. 이현은 어린이도 실패를 경험하고 그 안에서 배우며 성장한다고 본다. 와니니에 대한 관심이 사자와 다른 동물, 자연을 향한 애정으로 넓어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작품에 실었다.
강사와 구성작가, 책대여점 일을 거친 이현은 30대 중반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 2005년 전태일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짜장면 불어요!’와 ‘1945, 철원’ 등을 발표했고, ‘푸른 사자 와니니’는 2022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아너리스트에 올랐다. 그는 어린이문학을 독자를 길러내는 ‘골목길의 예술’로 규정하며, 학교에서 같은 책을 함께 즐겁게 읽는 경험을 중시한다. 다음 작품에서는 동물과 모험을 벗어나 오늘을 사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그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