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합사 철회 촉구한 한일 시민들
핵심 요약
도쿄에서 한일 시민 약 200명이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의 야스쿠니 합사 철회를 촉구했다. 야스쿠니에는 A급 전범 14명과 한국인 약 2만 명을 포함해 247만 명이 합사돼 있다. 유족들은 본인과 가족의 뜻에 반한 합사를 끝내기 위해 4대에 걸쳐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의 이름을 야스쿠니신사에서 빼 달라는 한국인 유족들의 요구가 일본 도쿄에서 다시 제기됐다. 역사정의와 평화행동을 위한 사회단체들은 일요일 심포지엄을 열어 유족 의사에 반한 합사와 일본 자위대·야스쿠니신사의 밀착을 비판했다. 행사 뒤에는 한국인과 일본인 약 200명이 촛불을 들고 45분 동안 야스쿠니신사 방향으로 행진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일본의 내전과 침략전쟁 사망자 247만 명이 합사돼 있으며,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과 한국인 약 2만 명도 포함돼 있다. 이들 가운데는 일본군에 강제 편입됐다가 패전 뒤 B·C급 전범으로 처벌된 조선인도 있다. 전후 재판에서 조선인 148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고, 대부분 일본군의 연합군 포로 감시 업무를 맡았던 이들이었다. 23명은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일부가 야스쿠니에 합사됐다.
식민지 조선인은 전쟁 동원과 재판 과정에서는 일본인으로 취급됐지만, 해방 뒤 보상에서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배제됐다. 오키나와전에서 일본군이 영아를 포함한 민간인에게 집단 자결을 강요한 뒤 이들을 준군사요원으로 분류해 합사한 사례도 제시됐다. 대만 원주민 역시 다카사고 의용대로 전장에 투입된 뒤 천황을 위해 숨진 영령으로 합사됐으며, 유족들은 조상의 영혼을 돌려달라며 집단적 문화권을 내세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 이사현의 딸 이희자는 아버지가 전쟁 협력자로 취급되는 모욕을 막는 일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호소했다. 장진화는 아버지 장천옥이 일본식 이름인 ‘나쓰야마 지쿄쿠’로 전범들과 함께 합사된 현실에 깊은 굴욕감을 드러냈다. 박진부는 후쿠시마 광산으로 끌려간 아버지 박선봉의 행방과 사망 경위를 문서로나마 확인하는 것이 마지막 효도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4대에 걸쳐 합사 철회 소송을 이어왔지만 일본 법원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법률대리인들은 생존 유족이 살아 있는 동안 장기 소송이 해결되기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