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무단 합사 81년…한·일 시민 철회 촉구
핵심 요약
야스쿠니신사에 무단 합사된 강제동원 희생자 유족들이 합사 철회를 촉구했다. 한국인 약 2만명이 전범들과 함께 합사됐고 유족들의 소송은 4대째 이어지고 있다. 한·일 시민 200여명은 심포지엄을 마친 뒤 약 45분간 촛불행진을 진행했다.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의 유족들과 한·일 시민들이 9일 도쿄 분쿄구민회관에서 열린 ‘2026 평화의 촛불을 야스쿠니의 어둠에-도쿄 촛불행동’에서 한국인 무단 합사 철회를 촉구했다. 이희자씨는 부친이 전쟁에 찬동한 인물로 취급되는 능욕을 막는 것이 자식의 책무라며 자신에게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장진화씨는 강제로 끌려가 숨진 부친 장천옥씨가 지금도 ‘나쓰야마 지교쿠’라는 일본 이름으로 전범들과 함께 합사돼 있다며 굴욕감을 드러냈다. 박진부씨는 후쿠시마 탄광으로 동원됐다는 부친 박선봉씨의 행방과 사망 경위조차 확인하지 못했다며 관련 자료를 찾는 일이 마지막 효도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4대에 걸쳐 소송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본 사법부는 합사 철회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에이급 전범 14명을 비롯해 일본의 내전과 침략전쟁 사망자 246만6천기의 혼령이 합사돼 있으며, 한국인도 2만여명 포함돼 있다. 조선인 148명은 전후 비·시급 전범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23명은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일부는 야스쿠니에 합사됐다. 이들은 식민지배 아래 일본군 군속으로 동원돼 주로 연합군 포로 감시를 맡았고, 해방 뒤에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보상에서 배제됐다. 오키나와에서는 0살 아이를 포함한 집단 자결 주민이 전투참가자로 처리됐고, 대만 원주민도 다카사고 의용대로 투입된 뒤 합사됐다.
다카하시 데쓰야 도쿄대 명예교수는 자위대 전사자를 야스쿠니에 합사하자는 주장과 신사를 비종교화하려는 움직임이 정교 분리 원칙과 전후 국민주권 체제를 흔든다고 지적했다. 또 야스쿠니를 미·일 동맹군의 전쟁 신사로 만들려는 흐름을 경계했다. 장완익 소송 대리인단 단장은 유족들이 생존해 있는 동안 재판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심포지엄 뒤 한·일 시민 200여명은 분쿄구민센터에서 야스쿠니신사 거리까지 약 45분간 촛불행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