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군복 차림 참배 제한 조치
핵심 요약
야스쿠니 신사가 경내에서 코스프레와 군복·군사 장구 착용을 금지했다. 신사 측은 엄숙한 참배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협조를 요청했다. 패전일 전후 우익 세력의 군국주의 미화 활동과 충돌을 억제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가 일본 패전일을 앞두고 경내 복장 기준을 새로 제시했다. 신사 사무소는 지난 7일 게시한 안내문에서 코스프레 복장과 함께 군복 및 군사 장구를 착용한 채 경내에 들어오는 행위를 금지했다. 해당 조치는 9일 신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됐다.
신사 측은 야스쿠니가 전쟁 등으로 숨진 이들의 영혼을 모시는 엄숙하고 신성한 장소라는 점을 안내문에 명시했다. 참배객이 평온한 환경에서 경건하게 참배할 수 있도록 복장 제한에 협조해 달라는 요청도 덧붙였다. 금지 대상에는 일반적인 코스프레뿐 아니라 군복과 군사 장비를 연상시키는 군장이 함께 포함됐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메이지유신 전후의 내전과 일본이 일으킨 여러 전쟁에서 숨진 246만6천여 명이 합사돼 있다. 이 가운데는 극동국제군사재판을 거쳐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도 포함돼 있다. 한반도 출신 군인과 군속 약 2만 명도 유족 동의 없이 합사돼 있으며, 일부 유족은 합사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인 8월 15일 전후에는 군장을 갖춘 우익 세력이 야스쿠니 신사에서 군국주의를 미화하는 언행에 나서면서 충돌이 빚어져 왔다. 8월에는 일본 각지에서도 욱일기를 내건 우익 활동이 활발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지난 5일 도쿄 롯폰기에서는 대형 트럭을 동원한 우익 시위가 목격됐고, 현장 주변의 시민들이 놀란 표정으로 지켜보거나 휴대전화로 장면을 촬영했다. 이번 복장 제한은 패전일을 전후한 경내의 마찰을 억제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