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삼성, 스마트폰 실적 엇갈려… 원가 상승 흡수력이 희비 갈라
핵심 요약
애플은 4~6월 아이폰 매출 542억5000만 달러로 분기 최고 실적을 냈지만, 삼성전자는 MX 부문에서 7000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첫 분기 적자를 냈다. 메모리 가격 급등 속에서 애플은 높은 ASP로 원가 상승을 흡수했지만, 삼성은 중저가 비중이 커 수익성이 낮았다. 애플도 7~9월 가이던스가 시장 전망에 못 미치는 등 향후 부담이 있으며, 삼성은 브랜드·로열티 개선 등 경영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지난 4~6월 스마트폰 사업에서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애플은 아이폰 매출이 전년 대비 22% 증가한 542억5000만 달러(약 75조 원)를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부문 매출이 33조2000억 원으로 13.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000억 원 적자로 돌아서며 스마트폰 사상 첫 분기 적자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애플의 팀 쿡 CEO는 임기 내 마지막 실적 발표에서 최고 실적을 자랑했지만, 삼성전자의 노태문 DX부문장과 최원준 MX사업부 COO는 부진한 성적을 설명해야 했다.
애플은 30일(현지시각)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6% 증가한 1094억2000만 달러(약 157조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수치로, 매출총이익률도 50.1%로 전년보다 3.6%포인트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같은 날 2분기 실적에서 MX·네트워크 부문 영업손실 7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네트워크 사업이 해외 매출로 개선된 점을 감안하면 적자는 스마트폰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부품 원가 상승 등 업계 전반의 비용 부담 확대를 적자 원인으로 설명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각각 50%, 90% 이상 올랐다. 메모리는 스마트폰 제조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며, 200달러 이하 보급형 모델에서는 그 비중이 43%에 달한다. 애플은 프리미엄 중심의 제품 라인업으로 평균판매가격(ASP)이 908달러에 이르러 원가 상승을 흡수할 여력이 컸지만, 삼성전자는 ASP가 340달러로 애플의 37%에 불과해 가격 인상에도 부담을 상쇄하기 어려웠다. 방효창 두원공과대 교수는 애플의 순수 마진율이 20~30%인 반면 삼성의 플래그십은 15%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다만 애플도 향후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애플은 7~9월 매출 증가율 가이던스를 9~11%로 제시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 12%에 못 미친다.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고, 공급망 관리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은 중국 업체로부터 메모리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미국 상원위원들이 중국산 메모리 구매를 반대하면서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도 부품 가격 상승만을 적자 원인으로 돌리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삼성이 브랜드와 로열티 측면에서 애플에 취약하며, 노태문 부문장이 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 개선에 힘쓰지 않으면 미래에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