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전 과정 촬영 의무화…현장 분쟁 검증 강화
핵심 요약
내년 8월 4일부터 사법경찰관의 압수수색 전 과정 촬영이 의무화된다. 현장 충돌과 절차 위반을 사후 검증할 공식 기록이 마련될 전망이다. 촬영 인력·장비 부담과 영상의 법정 증거 활용 기준은 과제로 남았다.
사법경찰관이 진행하는 압수·수색·검증의 전 과정이 내년 8월 4일부터 의무적으로 영상에 기록된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개정 형사소송법 제220조의2 제1항이 개시부터 종료까지 촬영·녹화하도록 정하면서, 현장에서 발생한 충돌이나 절차 위반 여부를 사후에 구체적으로 확인할 기반이 마련됐다.
영상 기록은 피의자가 수사 과정의 문제를 명확히 제기하고 수사기관이 근거 없는 위법 수사 주장에 대응하는 자료로 쓰일 수 있다. 변호인도 의뢰인의 설명에만 의존하지 않고 현장 상황을 살펴 변론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촬영을 의식한 수사관이 진술 강요나 회유를 자제하고 적법 절차를 더욱 엄격히 지킬 것이라는 기대도 제기된다.
제도 개정의 배경을 보여주는 사례는 2020년 7월 정진웅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와 한동훈 당시 검사장 사이에 벌어진 충돌이다. 채널A 강요미수 사건과 관련한 사무실 압수수색 도중 몸싸움이 발생했고, 양측은 독직폭행과 증거인멸 제지를 각각 주장했다. 두 사람 모두 병원 진료를 받았으며 정 검사는 같은 해 10월 기소됐지만 2022년 11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재판에서 몸싸움 전후 영상은 재생됐으나 충돌 장면 자체는 촬영되지 않았다.
의무 녹화가 공식 수사기록을 남긴다는 의미와 별개로 실무 과제도 남아 있다. 여러 장소를 동시에 수색하면 촬영 전담 인력과 장비가 추가로 필요해 수사기관의 인력·예산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현장에서 나온 피의자의 진술이 담긴 영상을 법정 증거로 제출할 수 있는지에 관한 명확한 기준도 마련되지 않았다. 이미 상당수 현장에서 위법성 시비를 막기 위한 촬영이 이뤄지고 있어 변화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영상 열람·복사와 사후 불복 절차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지침의 필요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