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순국 직전 유묵, 일본서 돌아와
핵심 요약
안중근 의사가 순국 직전 뤼순감옥에서 쓴 유묵이 일본에서 국내로 환수됐다. 서명과 손바닥 도장, 붓놀림과 글자 구조를 검토한 결과 진품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됐다. 재단은 2025년 작품의 존재를 파악해 같은 해 11월 환수를 마쳤다.
안중근 의사가 순국을 앞두고 뤼순감옥에서 남긴 붓글씨가 일본에서 국내로 돌아왔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광복절을 앞두고 13일 서울 중구 덕수궁에서 유묵을 공개했다. 일제의 1910∼1945년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날을 기리는 시기에 맞춰 공개된 이 작품에는 국제법이 군사력 앞에서 무력하다는 뜻의 한자 여덟 글자가 담겼다.
유묵은 안 의사가 처형되기 불과 며칠 전인 1910년 3월 작성됐다. 왼쪽 아래에는 서명과 함께 안 의사 특유의 손바닥 도장이 찍혀 있으며, 1910년 3월 뤼순감옥에서 썼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에 확인된 다른 유묵과 붓놀림, 글자 짜임, 손바닥 도장의 형태를 비교한 결과 진품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안 의사는 1909년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당국에 체포돼 살인죄로 사형을 선고받았고, 1910년 3월 26일 처형됐다. 그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한 전쟁 행위로 규정하며 국제법에 따른 재판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글귀에는 무력 앞에서 국제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라본 안 의사의 깊은 실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작품 뒷면의 기록에는 초기 소장자로 당시 뤼순감옥장이던 구리하라 사다키치가 적혀 있다. 이후 ‘평’으로만 확인되는 수집가가 글씨를 표구해 보관한 이력도 기록됐다. 재단은 2025년 5월 일본 현지 관계망을 통해 존재를 파악하고 같은 해 11월 환수를 마쳤다. 직전 소장자는 경매에서 작품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 지정 보물인 안 의사의 서예 작품은 현재 31점이며, 재단은 국외 한국 문화유산을 계속 발굴·환수해 가치를 공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