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호 친일 논란, 행적 기준 놓고 역사학계 쟁점
핵심 요약
안상호의 단체 가입 기록만으로 친일파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역사학자의 견해가 제기됐다. 고종 독살설은 역사적 사실로 인정되지 않지만 일본의 시정 홍보에 집안이 활용된 기록은 논쟁점으로 남았다. 하영 소속사는 친일 논란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가 검증이 부족했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배우 하영의 증조부인 의사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역사학자 심용환은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안상호의 친일 부역 행위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단체 가입 기록만으로 친일파라고 규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논란이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친일 부역을 판단하고 기억할 기준 자체가 흐려질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쟁점은 안상호가 친일 단체로 분류되는 대정친목회에 가입한 기록과 고종 독살설 관계자로 지목된 당시 기록이다. 심용환은 고종 독살설이 3·1운동의 기폭제로 작용했지만 역사적 사실로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본에 10년간 저항하지 않았던 고종을 일본이 갑자기 독살할 이유가 없다는 점도 들었다. 다만 일본의 시정 홍보에 안상호 집안이 활용된 사실을 고려하면 말년의 행적까지 존경받을 만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하영은 최근 방송에서 증조부가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한 뒤 한양 최초의 양의원을 열고 고종을 진료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해당 인물이 안상호로 확인되며 과거 기록이 다시 주목받았다.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10일 친일 논란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으나, 안상호가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 등이 공개되자 충분한 검증 없이 성급하게 답변했다며 입장을 바꿨다. 소속사는 논란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심용환은 하영이 방송에서 의사 집안을 언급한 뒤 비판의 표적이 된 측면이 논란의 실상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또한 역사학이 선악을 판별하는 역할에 머물 경우 학문 자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오랫동안 이어진 역사 왜곡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도 엄밀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93년생인 하영은 2019년 KBS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로 데뷔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모범형사2’, ‘중증외상센터’ 등에 출연했으며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이런 엿같은 사랑’의 주연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