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수사 협조 뒤 이혼 책임 떠안은 탈북민
핵심 요약
탈북민 A씨가 경찰 요청으로 남편의 마약 투약 사실을 이혼 재판에서 밝히지 못했다. 법원은 부부 양측의 책임을 인정해 위자료 상호 지급과 재산 절반 분할을 결정했다. 별도 마약 사건에서 남편의 유죄가 확정됐지만 A씨는 이를 제때 알지 못해 재판에 활용하지 못했다.
탈북민 A씨가 남편 B씨의 마약 투약 증거를 확보하고도 경찰의 요청으로 이혼 재판에서 이를 밝히지 못한 채 공동 책임 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2022년 초부터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 수사에 협력했지만 수사가 4년 넘게 이어지는 동안 이혼 판결은 확정됐고, 현재 공동으로 받은 주택에서도 재산분할 문제로 퇴거할 처지에 놓였다.
A씨는 B씨의 마약 투약을 직접 목격하고 관련 증거도 보유하고 있었다. 마약 문제와 폭행, 외도가 의심되는 행동으로 고통을 겪던 중 2022년 중순 B씨가 A씨의 과도한 의심 등을 이유로 먼저 이혼 소송을 냈다. 경찰은 수사 노출을 막아야 한다며 재판에서도 마약 사실을 언급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고, A씨는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과 수사 협조 필요성 때문에 이를 따랐다.
서울가정법원은 2023년 9월 어느 한쪽의 주된 책임으로 혼인이 파탄 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측이 서로 위자료 2천만원을 지급하고 재산을 절반씩 나누도록 결정했다. 2024년 4월 항소심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으며, 그해 7월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해 판결이 확정됐다. 경찰이 B씨를 곧 구속할 것이라며 기다려 달라고 했다는 것이 A씨 측 설명이지만 재판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B씨는 이 수사와 별개의 2023년 마약 투약 사건으로 이듬해 서울남부지법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유죄가 확정됐다. A씨는 경찰에게 이 사실을 전달받지 못해 이혼 소송에도 활용하지 못했다. A씨를 돕는 이민석 변호사는 수사 지연과 협력자 보호 부재를 문제 삼았다. 경찰은 안보 수사는 장기간 은밀하게 진행될 수 있고 함구를 강제할 수는 없으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수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