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장악한 명분 있는 킬러들
핵심 요약
킬러형 주인공을 앞세운 드라마들이 올여름 시청률과 화제성을 이끌고 있다. ‘유부녀 킬러’와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는 가족·생활 서사와 강렬한 액션을 결합했다. 악인을 응징하는 명분과 현실의 답답함을 푸는 전개가 대중적 지지의 기반이 됐다.
올여름 안방극장에서 강한 신체 능력과 뚜렷한 명분을 갖춘 킬러형 주인공들이 흥행을 이끌고 있다. 시청률 23%를 넘긴 SBS ‘김부장’이 막을 내린 뒤 공효진 주연의 MBC ‘유부녀 킬러’가 첫 주부터 8%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동욱·김혜준의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도 화제성 선두에 오르며 흐름을 이어갔다.
‘유부녀 킬러’의 유보나는 어린 딸을 둔 엄마이자 두루미 전자영업 3팀 부장으로 위장한 전설적 저격수 ‘킹피셔’다. 3년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현업에 복귀하면서 워킹맘과 킬러의 이중생활이 펼쳐진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선풍기 회사에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유보나는 양배추를 썰라는 요구를 능숙한 칼솜씨로 해결해 액션과 생활 코미디를 결합한다.
지난달 22일 공개된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는 ‘머더헬프’ 대표가 된 정지안과 살아 돌아온 삼촌 정진만의 이야기를 담는다. 현실을 부정하던 정지안은 혹독한 인수인계를 거쳐 능숙하게 총을 다루는 인물로 변모했다. 작품과 이동욱은 8월 1주차 TV·OTT 통합 드라마와 출연자 화제성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고, 공개 첫날 전 세계 디즈니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가 됐다.
폭력을 행사하는 주인공들이 지지를 얻는 핵심은 대상과 목적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김부장은 납치된 딸 민지를 구하려 나서면서도 상대를 죽이지 않으려 팔과 다리를 겨냥한다. 유보나는 법으로 처벌하지 못한 악인만 제거하고, 정진만과 정지안은 글로벌 범죄 조직 ‘바빌론’에 맞선다. 학교 폭력 가해자와 악성 민원 학부모 등을 응징한 넷플릭스 ‘참교육’의 흥행도 같은 욕구와 맞닿는다. 현실에서 어려운 해결을 대신 보여주는 ‘사이다’ 판타지가 힘을 얻으려면 참신한 서사와 화려한 액션, 촘촘한 연출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