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들 위해 끓인 추어탕, 150억원 사업으로
핵심 요약
생계를 위해 시작한 추어탕 식당이 전국 70여 개 점포의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가정용 간편식은 2024년 약 300만팩이 판매됐고 매장용과 각각 50억원의 매출을 냈다. OEM을 포함한 미라지식품·원더의 연매출은 150억원을 넘어섰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1983년 경기 시흥시에서 보증금도 없이 식당을 시작한 남은옥(59) 미라지식품 고문이 추어탕 사업을 연매출 150억원 규모로 키웠다. 아픈 아들에게 먹이려고 직접 손질한 미꾸라지로 끓인 음식이 출발점이었다. 비빔밥 등 여러 한식을 팔던 식당은 손님이 몰린 3000원짜리 추어탕만 남겼고, 이후 ‘남가네 설악추어탕’이라는 전국 70여 개 점포의 전문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제품에는 전북 정읍 전문 양식장에서 기른 미꾸라지와 국내산 무청 시래기가 들어간다. 정읍에서 들여오는 활미꾸라지는 연간 300t 규모다. 해감과 세척을 거친 원물을 약 40분간 끓여 뼈와 내장을 제거한 뒤 들깻가루, 대두 가루, 고추기름과 양념을 넣는다. 450g짜리 가정용 제품은 해썹 인증시설에서 120℃ 이상 고온·고압으로 멸균해 실온 보관할 수 있으며, 냄비에서 5분간 끓이거나 전자레인지와 중탕으로 데울 수 있다.
1990년 이후 손님이 줄을 설 만큼 식당이 자리 잡자 김진학 회장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제안했다. 남 고문은 감각에 의존하던 조리법을 수치로 바꾸고, 상한 미꾸라지가 맛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원물을 골라내며 1년 넘게 대량 조리법을 다듬었다. 점포는 2000년대 후반 150개까지 늘었으나 2010년 이후 급감했다. 2015년 김준택(45) 대표가 사업을 이어받았고, 2021년 인천 서구 약 1652㎡ 부지에 3층 공장을 세워 직원 39명과 생산·물류·사무 체계를 갖췄다.
2019년 미국 한인 마트에 간편식 3만 봉을 수출한 경험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가정용 시장 확대와 생산시설 확충으로 이어졌다. 멸균 과정에서 시래기가 물러지는 문제는 투입 시점을 마지막 단계로 옮겨 보완했고, 매장용 제품은 냉장 상태로 생산 직후 공급한다. 2024년 매장 납품용과 가정용은 각각 5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OEM을 합친 연매출은 150억원을 넘었다. 간편식은 하루 약 6000팩을 생산해 같은 해 약 300만팩이 판매됐다. 남 고문은 2024년 6월부터 서울 구로구 개봉점을 맡아 화덕 생선구이를 새 메뉴로 선보이며 현장 운영에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