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중앙은행, 달러 유입 늘려 통화 방어
핵심 요약
아시아 신흥국들이 외환보유액을 아끼기 위해 달러 유입 경로를 다변화하고 있다. 인도·한국·인도네시아·대만은 예금 유치와 기업 자금 환류, 채권 투자 확대 등을 활용했다. 금리 인상과 시장 개입도 유지되는 가운데 미국 통화정책과 유가가 핵심 변수로 남았다.
아시아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 소진을 줄이면서 자국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외화 조달 경로를 넓히고 있다. 고금리 달러 예금과 기업 보유 달러의 본국 환류, 해외 채권 투자 유치 등을 활용해 시장에 유입되는 달러 자체를 늘리는 방식이다. 금리 인상과 외환시장 개입도 병행하며 환율 방어 수단을 다층화하고 있다.
인도는 해외 거주 자국민에게서 약 400억달러 규모의 고금리 달러 예금을 끌어들여 5월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던 루피화의 반등을 뒷받침했다. 한국은 기업의 달러 자금 환류를 유도했고, 원화는 지난달 달러 대비 8.8% 상승해 국내 외환시장 기준 2009년 3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도 해외 투자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최근 두 달 동안 16억달러의 채권 자금을 유치했으며, 대만은 통화 약세기에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를 유도해왔다.
전략 변화의 배경에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이후 급등한 국제유가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신흥 아시아는 무역수지 흑자와 견조한 수출, 역내 증시 강세에도 통화 약세 폭이 예상보다 컸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와 인도 루피화, 태국 바트화는 22개 신흥시장 통화 중 올해 수익률 하위 5개에 들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원유 수출국이 많은 중남미에서는 콜롬비아·브라질·멕시코 통화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기존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5월과 6월 기준금리를 합계 100bp 올렸고 인도와 함께 외환시장 개입을 지속했다. 전쟁 발발 이후 인도네시아·인도·필리핀·태국의 외환보유액은 4~9% 감소했다. 필리핀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50bp 인상했고 한국은행도 지난달 3년 만에 긴축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이 올해 두 차례씩, 한국이 최소 한 차례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가와 엘니뇨,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흐름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외화 유입원 확대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