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 시민들, 전력난 피해 해안서 밤샘
핵심 요약
쿠바의 여섯 번째 전국 규모 정전과 폭염이 겹치면서 아바나 시민들이 해안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하루 20시간 넘는 정전으로 식료품 보관과 교통, 의료, 생필품 확보에 차질이 커졌다. 원유 반입 봉쇄와 전력망 파손이 장기화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과 절망감도 깊어지고 있다.

쿠바 아바나 시민들이 장시간 정전과 폭염을 피해 말레콘 방파제와 해변 산책로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8월 2일 쿠바 전역의 전력 공급이 모두 끊기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주택 안에서 더위를 견디기 어려운 주민들은 시멘트 바닥이나 목재 산책로에 자리를 폈다. 이날 최고기온은 34도, 체감온도는 41도에 달했고 습도도 80%에 육박했다.
건설 노동자 리오스 가르시아(30)는 노란색 스티로폼을 베개 삼아 딱딱한 방파제 바닥에서 잠을 청했다. 일부 주민은 바닷바람이 부는 산책로를 찾고, 다른 이들은 집 앞 발코니와 포치에 누워 밤을 버티고 있다. 정전은 시작되면 하루 20시간 이상 이어지기도 한다. 냉장고가 멈추면서 냉동 닭을 비롯한 비싼 식재료가 상하고, 가스와 생필품을 구하는 일도 매일의 부담이 됐다.
이번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쿠바로 들어가는 원유를 막은 뒤 발생한 여섯 번째 전국 규모 정전이다. 미국은 쿠바에 석유를 판매하거나 지원하는 국가의 모든 수출품에 특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수십 년간 이어진 경제 제재와 에너지 위기 속에서 전력 기반 시설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전력망은 3월 두 곳, 7월 세 곳이 파괴됐고 부분 정전도 계속되고 있다.
연료 부족으로 아바나의 대중교통은 사실상 무너졌고, 병원은 태양광 패널로 조명을 가까스로 유지하는 수준에 놓였다. 관광산업도 위축돼 주민들이 기초 생활비를 마련할 소득원마저 줄고 있으며, 생활 여건 악화는 이민 행렬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물리 교사 엘레인 델리스 라모스(30)는 두꺼운 담요를 깔고 해변에서 잠을 청했다. 당국이 3일 복구 작업을 진행했지만 섬 대부분은 여전히 전력 공급이 끊긴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