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 2주기, 숫자 뒤 희생자 삶을 기록하다
핵심 요약
아리셀 참사 희생자 23명 가운데 16명은 중국동포 노동자였다. 유가족과 시민들은 희생자들의 이름과 생전 이야기를 나누며 부족했던 기록을 채우고 있다. 참사는 체류자격과 언어를 넘어 파견·비정규직 노동자가 공통으로 겪는 안전 문제를 드러냈다.
2024년 6월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아리셀 참사는 2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희생자는 외국인 18명과 한국인 5명이었고, 외국인 가운데 중국동포 노동자가 16명에 달했다. 그러나 참사는 재판이나 주기를 전후해 제한적으로 다뤄졌고, 희생자 개개인의 삶과 중국동포 사회가 겪은 충격은 충분히 기록되지 못했다.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 박동찬 소장은 사고 직후 화성에서 국내 거주 유가족과 중국에서 입국한 유가족의 통역을 맡아 상황 파악과 요구 전달을 도왔다. 연구소는 지난 5월 31일 ‘아리셀 기억과 애도의 밤’을 열어 유가족이 고인의 출생과 한국 이주 과정, 생전의 일화를 시민들과 나누도록 했다. 참석자들은 희생자 23명의 이름을 차례로 부르고 각자의 삶을 짧게 소개했다.
참사는 중국동포가 민족적 정체성을 지닌 동포이면서 타지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라는 현실을 동시에 드러냈다. 사고 뒤 온라인에서는 보상 요구를 비난하는 2차 가해가 이어져 유가족에게 상처를 남겼다. 한국어 구사와 비교적 안정적인 체류자격 때문에 덜 취약하다고 여겨졌지만, 현장에서는 안전교육과 파견·비정규직 노동자 보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직업 선택과 이직이 자유로운 F-4 비자가 있어도 일터의 구조적 위험은 피하지 못했다.
중국동포들은 약 40년간 건설·제조·돌봄 등 어렵고 위험한 일자리에서 일해 왔지만 노동권 조직 경험은 부족했다. 건설노조에는 중국동포를 포함한 조합원이 3천 명 넘게 참여하고 있고, 요양보호사·간병인과 조선소 이주노동자를 조직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금 거래와 개인 고용이 많은 간병 노동은 규모와 실태 파악이 시급하다. 연구소는 대림동 걷기 프로그램을 통해 2천여 명의 시민과 이주민의 일상적 만남을 넓히며 참사의 기억을 삶의 기록으로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