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보금자리 마련한 전경철, 장애인 마을 꿈꾼다
핵심 요약
시한부 판정을 받은 전경철 작가는 중증 자폐성 장애 아들의 거처를 찾는 데 힘을 쏟았다. 전국 약 1000곳에서 거절을 겪은 끝에 아들은 24시간 돌봄 시설에서 생활하게 됐다. 전 작가는 다른 발달장애인 가족을 위한 피터팬재단과 돌봄 마을 네버랜드를 추진한다.
말기 간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전경철 작가는 27년간 홀로 돌본 중증 자폐성 장애 아들 제원씨가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안전하게 살아갈 거처를 찾는 데 남은 시간을 쏟았다. 전국 시설 약 1000곳에 도움을 요청한 끝에 제원씨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그는 이제 다른 중증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돌봄 마을 ‘네버랜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27세인 제원씨의 발달 연령은 두 살 정도로, 전 작가는 영원히 아이로 남은 아들을 ‘피터팬’이라 불렀다. 제원씨의 체중이 한때 160㎏까지 늘자 음식 섭취를 조절하려고 냉장고에 쇠사슬과 자물쇠를 채울 만큼 돌봄의 부담이 컸다. 말기 간암 진단 당시 치료하지 않으면 남은 시간이 약 6개월이라는 말을 들은 전 작가는 처음에는 치료를 거부하고 아들의 거처를 찾는 일에 집중했다.
전 작가는 1년 넘게 시설들을 찾아다녔지만 중증 자폐성 장애인을 돌보는 데 필요한 인력과 비용 문제 등으로 거절을 거듭 당했다. 아들이 머물 곳을 구하지 못한 그는 생존 기간을 조금이라도 늘려 달라고 의료진에게 부탁하며 치료를 다시 시작했다. 이후 부자의 사연과 회고록 ‘안녕, 피터팬’이 공개되면서 시민들의 응원과 후원이 이어졌고, 같은 제목으로 출간된 책도 관심을 모았다. 제원씨는 현재 24시간 돌봄 시설에 입소해 아버지와 떨어진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전 작가는 책 인세와 후원금 등을 종잣돈으로 사회복지법인 ‘피터팬재단’을 세우고,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중증 발달장애인이 돌봄을 받으며 존엄하게 지낼 수 있는 네버랜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오는 14일에는 자신을 도운 사람들과 직접 눈을 맞추며 감사와 작별을 전하는 ‘생전 장례식’을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재단 설립과 네버랜드 구상을 공식적으로 알리고, 자신이 겪은 막막함을 다른 장애인 부모들에게 남기지 않겠다는 뜻을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