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제도 변화에 한국 증시 재평가 나선 해외 자금
핵심 요약
글로벌 기관과 거액 자산가들이 실적 대비 저평가된 한국 주식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의 이익 전망이 빠르게 개선되는 가운데 투자 관심은 방산·조선·원전·전력기기로 확산하고 있다.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제도 변화가 재평가를 뒷받침하지만 추가 개혁 과제도 남아 있다.
급등락을 거듭한 한국 증시를 향해 글로벌 기관과 거액 자산가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실적에 비해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는 판단과 함께,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 검토의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각각 125.4%, 274.4% 상승했고, 올해도 11일 종가까지 연초 대비 99.7%, 118.1% 올랐다. 주가 상승보다 이익 전망의 개선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뿐 아니라 범용 D램과 낸드 수요도 늘면서 수익 구조가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급락 뒤 SK하이닉스의 2027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은 3배 안팎까지 낮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아부다비투자청 관계자들은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해 국내 자산운용사들과 자본시장 상황과 투자 전략을 점검했다. 별도 기관인 아부다비투자위원회는 지난해 쿼드자산운용과 페트라자산운용 등을 통해 약 3000억원을 투자했고, 노르웨이 국부펀드도 국내 독립계 운용사에 자금을 맡겼다. 아이코닉캐피털은 쿼드자산운용에 1000억원을 집행했으며, 밀레니엄매니지먼트는 빌리언폴드자산운용에 3746억원을 맡겼다. 예일대 기금 관계자들도 올해 5월 국내 운용사들과 면담했다.
해외 자금의 관심 영역은 반도체에서 방위산업, 조선, 원자력발전, 전력기기로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 총주주수익률은 약 76%로 주요 글로벌 지수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책임 범위가 전체 주주로 확대됐고, 올해 3월부터 새로 취득한 자사주의 소각 의무도 시행됐다. 다만 실제 투자 확대가 지속되려면 주가 누르기 방지 제도의 보완과 중복상장 금지의 예외 축소 등 추가적인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