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도 삼킨 수급 충격, 코스피 변동성 비상
핵심 요약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이후 한 달여 만에 34% 급락한 뒤 역대 최대 폭으로 반등했다. 반대매매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매가 변동성을 증폭했다. 시장 신뢰 회복 여부는 잠재 매물 해소와 신용시장·반도체 실적에 좌우될 전망이다.
한국 증시가 기업 실적과 성장 전망보다 강제청산과 기계적 매매에 크게 흔들리는 극단적 장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6월 22일 9114.55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7월 28일 6023.66까지 34% 하락했다. 당일 종가는 10.8% 떨어졌고 장중 낙폭은 11.3%에 달해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달아 작동했다. VKOSPI도 한때 97까지 상승했다.
급락 뒤에는 기록적인 반등과 재하락이 이어졌다. 코스피는 7월 31일 1001.89포인트, 17.9% 뛰어 역대 최대 상승폭과 상승률을 새로 썼다. 삼성전자는 26.8% 올랐고 SK하이닉스는 상한가에 도달했지만, 다음 거래일인 8월 3일 지수는 다시 5.1% 내렸다. 7월 한 달 코스피와 코스닥에서는 사이드카가 23차례, 서킷브레이커가 6차례 발동됐다.
변동성을 증폭한 요인으로는 신용계좌 반대매매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일일 리밸런싱이 꼽힌다. 2배 ETF는 기초자산이 하락하면 정해진 배율을 맞추기 위해 추가 매도에 나서야 하므로 약세장에서 하락 압력을 키울 수 있다. 5월 27일 상장된 16개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입법예고부터 거래 개시까지 넉 달이 채 걸리지 않았고, 최고점 부근에서 추격 매수를 자극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수급 중심의 급등락이 지속되면 우량주와 부실주의 구분이 흐려지고 장기 투자자의 매수와 시장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다. 왜곡된 주가는 유상증자와 회사채·전환사채 발행, 인수합병의 기준가격에도 불확실성을 더한다. 향후 흐름은 레버리지 ETF의 잠재 매물 해소 여부, 신용시장 안정, 미국 장기금리, 메모리 수요와 반도체 기업 실적에 달렸다. 투자자는 신용과 레버리지를 줄이고 현금을 남긴 채 실적 전망이 유지되는 우량주를 분할 매수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