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33도 넘으면 선풍기만으로 체온 못 낮춘다
핵심 요약
실내 온도가 33도를 넘으면 선풍기만으로 고령자의 중심 체온을 충분히 낮추기 어렵다. 36도 환경에서 노인 18명의 중심 체온은 선풍기 사용 여부와 큰 차이 없이 38.3도까지 올랐다. 에어컨을 27도로 설정하고 선풍기를 병행하면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냉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폭염으로 실내 온도가 33도를 넘으면 선풍기만으로는 고령자의 몸속 체온을 충분히 낮추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12일에도 곳곳의 낮 최고기온이 33~34도까지 올랐고, 실내는 이보다 높은 36도에 이를 수 있다. 이때 선풍기는 뜨거워진 주변 공기를 몸으로 보내 피부에 시원한 느낌을 줄 뿐, 중심 체온 상승을 막는 효과는 제한적이다.
캐나다 연구팀은 기온 36도 환경에서 65세 이상 노인 18명을 8시간 동안 관찰하며 피부가 아닌 몸속 중심 체온을 측정했다. 참가자들의 중심 체온은 38.3도까지 상승했고 선풍기를 작동해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중심 체온이 39도 안팎에 이르면 생명을 위협하는 열사병 증상과 장기 이상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선풍기 바람은 피부에 맺힌 땀의 증발을 도와 잠시 시원하다고 느끼게 한다. 하지만 몸속 열이 충분히 빠져나가지 않은 상태에서 냉방이 됐다고 판단하면 필요한 조치를 미룰 수 있다. 연구진은 이를 ‘잘못된 안도감’으로 지적했다. 특히 땀 배출이 적은 고령자는 증발을 통한 체온 저하 효과가 더 작아 선풍기에만 의존할 때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고령층이 에어컨보다 선풍기를 먼저 선택하는 배경에는 비용 부담이 있다. 2018년 폭염 당시 국내 농촌 노인 104명을 조사한 결과, 더위를 피하기 위해 가장 먼저 사용한 기기는 선풍기였으며 전기요금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세계보건기구는 에어컨을 27도로 맞춘 뒤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면 전기요금을 최대 70% 줄이면서 체감 온도를 약 4도 낮출 수 있다고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