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세제 전환에 전세 매물 감소 우려
핵심 요약
실거주 중심의 세제 개편이 비거주 1주택자의 임대 매물 회수를 촉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서울과 경기의 전세 매물이 감소한 가운데 전셋값과 전월세 전환율도 상승했다. 정부가 세액공제와 공급 대책을 제시했지만 여당 내부의 문제 제기로 법안 조정 가능성이 남았다.
정부가 1세대 1주택자 세제 혜택을 보유 기간보다 실제 거주 여부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바꾸면서 서울 강남 3구와 한강변 지역의 임대차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비거주 집주인이 세금 부담을 줄이려고 직접 입주하거나 주택을 팔기 위해 임차인에게 계약 만료와 퇴거를 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월세 물건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사철까지 다가오면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 6일 2만937건으로 1월 1일의 2만3060건보다 9.3% 줄었다. 경기도 물량도 같은 기간 1만7745건에서 1만2344건으로 30.4% 감소했다. 8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25% 올랐으며, 6월 신고분 기준 서울 오피스텔 전월세 전환율은 6.06%로 2018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잠실에서는 전용면적 84㎡ 전셋값이 14억원대까지 오른 가운데 강남과 대치, 반포 일대 중개업소에도 매도와 실입주 문의가 늘었다.
세제 개편안은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공제 체계를 단계적으로 거주 중심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았다. 장기 보유 공제에서 실거주 비중이 커지면 비거주 1주택자가 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기존 임대 물건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다. 집주인의 실제 입주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제한할 수 있어 퇴거 수요와 신규 임차 수요가 동시에 늘어날 수 있다. 보유세 부담이 전세보증금이나 월세로 옮겨갈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비거주 1주택자의 신규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하거나 보증 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월세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청년에게 소득 구분 없이 더 높은 공제율을 적용해 부담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수도권에서 5년간 135만호를 착공하고 서울 서남권 준공업지역과 유휴부지를 활용하는 공급 구상도 내놨지만 단기간에 임대 물량을 늘리기는 어렵다. 여당에서도 민간 전월세 공급 감소와 가격 상승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지역 의원들은 법안이 완성될 예정인 12월 초까지 시장 영향을 점검해 논의에 반영하기로 해 국회 심사 과정에서 세제 개편안 일부가 조정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